오늘의 작업일지는 가장 아름다운 렌즈 중 하나로 손꼽히는 LEITZ ELMAR 50mm f2.8 Red feet 이 주인공입니다. 1957년 Leica 바르낙 iiig와 함께 스크류마운트 버젼의 발매와 함께 곧이어 M 마운트 모델도 발매되었습니다. 렌즈 구조는 3군 4매로 Elmar 5cm f3.5와 동일한 타입이나 기존의 조리개값 f3.5에서 신소재의 란탄 글라스를 채용하고 광학계의 크기를 키워 f2.8의 조리개 값을 달성하였습니다.
레드핏 엘마라고 하면 렌즈의 거리표시가 붉은색의 feet와 검은색의 meter를 병기하고 있는 버젼을 뜻하며 영미권에서는 Double Scale Elmar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조리개날은 무려 15장으로 어떤 조리개 값에서도 원형을 유지하는 고급사양입니다. 덕분에 클리닝에는 좀 고생을 하게 됩니다만...
습기가 많았던 장마철 등을 지내고 여름휴가가 끝나면
렌즈 점검 및 클리닝 작업을 의뢰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집니다.
아무래도 물이나 습기, 직사광선과 접촉할 기회가 많아지는
시즌이기 때문인데요, 다음으로는 가장 사진찍기 좋은 계절인
가을 시즌까지 촬영을 하고 맡기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번 렌즈도 1년간 좋은사진을 많이 남기고 사용자분께서
매우 아끼시는 렌즈라며 오버홀을 요청해주셨습니다.
여름은 물론 가을은 여전히 직사광선이 강한 시즌이므로
열을 받게 되면 내부에 남아있던 습기 등이 도료, 기름성분과
함께 유막처럼 렌즈 위에 올라앉았다가 자외선을
받고 고착되거나 열화를 일으키게 됩니다.
저도 사실 빠른 촬영을 위해 렌즈캡을 잘 사용하지 않았는데
실사용이 아닌 정말 아끼는 렌즈의 경우에는 렌즈의 보호를 위해
가급적 조리개를 조여두거나 캡을 꼭 씌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상의에는 꼭 주머니가 있는 옷을 선호하는데
캡이나 ND필터의 보관에 무척 유용합니다.
네임링을 풀고 리테이닝링을 게눈으로 빼면
대물렌즈가 분리됩니다.
침동에 사용되는 크롬링의 상태가 아름답습니다.
이 곳의 스크래치가 나지 않도록 아예 렌즈를 고정해서
사용하시는 분들도 많은만큼 작동을 최소화합니다.
경통내부의 빛반사를 차단하는 링을 분리합니다.
베르게온 5733, 작은 크기에서 태풍같은
바람을 일으키는 진짜 태풍!!!
라이카 고수이신 지인께서 선물해주신 뽁뽁이인데
제가 가장 아끼는 작업도구 중 하나입니다.
매순간 부품을 분해하면 반드시 블로워로
분해하면서 떨어지거나 사이에 남아있던 먼지 등을 깨끗히
불어냅니다. 그냥 두면 이게 나중에 어디가서 다시 떨어지거나
렌즈 클리닝 시 렌즈에 스크래치를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렌즈뭉치를 분리하기 위해 경통의 나사를 풀어줍니다.
사진과 같이 나중에 조립시 동일한 위치를 맞춰주어야 나사가 끝까지 들어갑니다.
렌즈군을 차차 분리합니다.
리테이닝 링을 풀면 2, 3군의 렌즈가 차례대로 빠져나옵니다.
그리고 머리속이 하얘지는 15개 조리개날의 위엄ㄷㄷ
가급적이면 분해하고 싶지 않지만 음...
무한대락 노브는 견고하게 고정되어있습니다.
그만큼 힘이 많이 들어가므로 나사에 꽉 차는 드라이버를
이용해 분해합니다. 완벽히 피트되는 드라이버를 사용해야
나사가 뭉그러지는 일이 없습니다.
조리개의 움직임을 체크합니다.
뭔가 스무드하지 않고 건조한 듯한 느낌이...
결국, 화약총에 쓰는 화약같이 생긴(아재요ㄷㄷㄷ)
조리개 고정링을 빼내고 이쪽도 클리닝을 작심합니다.
조리개링을 뺄 때 잘못해서 저게 발사되는
순간 작업실 바닥에서 식음을 전폐하고
기어다니게 되므로 조심합니다. ㄷ
역시 예상대로 조리개들은 돈독한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있군요!
완벽한 원형 보케를 위한 15매의 조리개날.
분해가 완료된 모습입니다.
조리개날을 닦아내면 이렇게 퍼져나간 기름 때와 함께 표면의 녹이 닦여 나옵니다.
겉으로는 보이지 않았지만 추후 조리개날 꼬임을 일으킬 수 있는
시한폭탄 발견, 조리개 유막이 무서운게 이렇게 어느 한 조리개에
압박이 가해지면 날 끝이 휘거나 고정핀이 떨어져나가는 경우가 생깁니다.
탄성이 좋은 조리개날이지만 자칫 깨지거나 핀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천천히 평탄화작업(ㄷㄷ!!!)을 하여 자리를 잡아줍니다.
'게임을 시작하지'
보통 조리개날을 끼우는 경우 구멍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끼우게 되는 날이 2-3개인데 이 엘마는 5개부터 시작합니다.
조리개날 밑에 숨겨진 구멍을 나름의 요령으로
잘 찾아가는 것이 포인트 입니다..그런데 왜 눈물이ㅜㅜ
이왕 연 김에 말라붙은 기름떼를 제거하고 부드러운 텐션을
유지할 수 있는 점성의 그리스를 살짝 발라줍니다.
비로소 현행급의 조작감을 보여줍니다.
나사를 고정하면 완성.
헬리코이드 역시 조작감에 큰 이상은 없지만
유분이 많이 적어진 상태라 풀어내고 청소합니다.
완료된 헬리코이드뭉치의 재조립.
렌즈의 상태를 체크합니다.
50년 이상 경과된 세월에 비해 경미한
점상 열화와 접착면 역시 발삼없이
매우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클리닝이 끝난 렌즈 2, 3군의 전, 후면.
렌즈모듈 적층식 구조로
생산성과 정밀도를 향상시킨 구조입니다.
대물렌즈의 클리닝 및 조립완료.
역시 경미한 스크래치와 약간의 열화가 보이지만
실사 및 일반적인 확인으로는 상태가 95% 이상.
네임링도 한번 닦아냅니다.
외관 상태가 좋아 아름답습니다.
기존에 남아있던 미세한 분해흔적을 부분도색으로 깔끔하게 처리합니다.
오버홀이 완료된 레드핏 엘마(ELMAR 50mm f2.8 Red feet)의 모습.
물욕의 화룡정점인 바디 마운트 사진을 깜빡했네요ㅠ
오늘은 결과물로 승부합니다. ㅋ
Leica M10-D / ELMAR 50mm f2.8 Double Scale
Leica M10-D / ELMAR 50mm f2.8 Double Scale
암부에서 하이라이트까지 이어지는 계조가
뛰어납니다. 노출을 잘 맞추면 대비가 극명한 곳에서도
양쪽 다 놓치지 않고 표현해내며 흑백은 물론 컬러에서도
풍부하고 고급진 발색을 보여줍니다.
라이카 올드렌즈의 진수를 보여주는 60년대 근방의
렌즈들을 무척 좋아하는데 레드핏 엘마도
이렇게 뛰어난 묘사를 보여주는군요.
다양한 렌즈를 접해보면서 이렇게 아름답고
멋진 렌즈를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는
라이카 시스템이 요즘들어 조금 부럽긴 합니다. 크흠.
다음 포스팅은 leitz summarit 50mm f1.5이 예정되어있습니다.
또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