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고통의 작업대 포스팅은 아마도 세계에서 처음으로 시도/성공한 라이카 볼커나이트 추출 및 재부착 과정을 소개합니다. 해외 유수의 콜렉터도 작업과정 영상을 보고 깜짝 놀랐다는 후문을 전해드리며...ㄷㄷㄷ

  라이카 M3, M2, M4 등 클래식 M 바디들은 볼커나이트라는 소재를 사용하여 수축이 없고 특유의 쫀쫀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러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외선에 노출되고 표면의 산화가 일어나면서 볼커의 유연성을 잃어버리게 되고 결국 크랙이 가거나 깨져버리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덕분에 스킨이 레자나 가죽으로 교체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종류의 스킨은 수축으로 인해 벌어지거나 늘어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고가의 Original Black Paint 바디나 수집 대상이 되는 시리얼 등의 바디에서 스킨이 교체되면 시세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됩니다. 그래서 이 볼커나이트를 이식하는 방법이 없을까 오랜 시간 재질특성을 분석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해본 결과 완전히 경화가 이루어진 볼커나이트도 일정시간 부드럽게 변형시켜 스킨을 추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Leica Vulcanite

  라이카는 1980 무렵 이전에 생산된 바디들에 대해서 볼커나이트 스킨을 기본적으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M4-P의 등장과 함께 원가절감과 함께 교체가 쉽고 수명이 긴 인조가죽(레자)을 이용하게 됩니다(한정판이나 a la carte 모델 등 제외). 라이카에 사용된 볼커나이트는 정확히 'Vulcanised Rubber'라는 명칭을 가지고 있으며 고무에 황 등의 첨가제를 넣어 내구성과 경도를 높인 형태의 가교결합체입니다. 

 

  여담이지만 Vulcanization(가황)이라는 단어는 로마신화에서 등장하는 불과 단조의 신 'Vulcan'에서 유래하며 동일한 철자를 가진 광물 'Vulcanite'와는 완전히 다른 물질입니다. 가황 반응을 장시간 이루어지게 하여 완전히 경화된 물질인 'Ebonite'가 바로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목재로 알려져있고 귀한 아프리카산 흑단나무 'Ebony'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물질입니다.

 

 

 

다양한 전처리과정을 통해 M3의 Chassis에서 오리지널
볼커나이트를 부드럽게 만든 후 벗겨내는 과정.

전처리 된 볼커나이트는 일정시간 동안 말랑말랑한

고무 상태를 유지하게 되는데 이때를 이용해

벗겨내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전처리는 물론 열을 가해 벗겨내는 과정에서 접착제와 고무가
타면서 발생하는 유독가스 냄새가 굉장히 지독합니다.
당연히 몸
에도 좋을리 없으니 환기 및 마스크 착용이 필수.

 

 

두 대의 폐급 M3에서 적출한 볼커나이트.

볼커 선정시 바디와의 이질감이 없도록 원래 볼커와
최대한 비슷한
상태의 볼커나이트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외부에서는 문제가 없어보이지만 이미 깨지거나
금이 갔던 부분들이 함께 떨어져 나오고
수축이 일어나게 됩니다.

나중에 퍼즐 맞추기하려면 필요하므로 잘 모아둡니다.

 

 

수축이 일어나 틈이 보이던 레자 스킨을 간단히 떼어버리고
오리지널 볼커를 배치합니다.

 

 

떨어진 볼커 뒤에는 이렇게 접착제가 남아있습니다.
이미 들러붙어 있기 때문에 이를 그라인더로 갈아서 제거해줍니다.

 

 

수축이 일어나 볼커의 틈이 보입니다.
맞춰주면서 접착을 시작합니다.

 

 

이제부터는 뭐....왕도가 없습니다.
그저 차근차근 붙여나갑니다.

 

 

반대편도 붙여나갑니다. 붙여가면서 갈라졌던 틈은
잘 메꾸어나갑니다. 떨어져 나와있던 볼커조각들로
퍼즐 맞추기도 같이 진행합니다.

 

 

하판에 의해 밀리게 되는 모서리 부분은 백방 떨어져 나가거나
이미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여분의 볼커나이트를
사용해 복원해 나갑니다.

 

 

전면부 복원이 끝났습니다.
테두리 쪽이나 디테일한 부분, 광택을
맞춰 주는 작업은
아직 남아있으나 근사하게 드러난 황동과 오래된
볼커나이트의 매칭이 아름답습니다.

 

 

이제 필름백 부분의 복원에 들어갑니다.
레자로 제작된 시트가 수축으로 인해 테두리가 뜬
것이
관찰됩니다. 무늬는 무척 비슷하지만
융기한 돌기들의
깊이와 굴곡에서 입체감이 다른 것이 눈에 띕니다.

 

 

레자를 떼어내고 부착에 들어갑니다.
뒷판은 평면이고 테두리쪽의 귀도리(라운딩)처리된
부분이 있어 오히려 작업이 어려운 부분입니다.

 

 

 

이제 디테일 부분을 작업합니다.
떨어져 나가거나 깨진 부분을 하나하나
맞춰나가며 작업해 나갑니다.

테두리쪽의 틈을 메꾼 실링제가 바깥부분의 융기된

볼커패턴에 들어가 있는 것이 보입니다. 추후 이 부분은

주변과 맞추어 주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부분 부분 약간씩 다른 부분의 광도와 때깔을 맞춰주고
틈을 메꾸고 나면 완료. 전처리 및 볼커나이트 추출에서
부착, 완료까지 거의 3주 정도 소요된 것 같습니다.

레자 스킨이 줄 수 없는 두께감과 그립감, 깊이가

M3 오리지널 블랙페인트의 가치를 다시 한차원 더 높여주었습니다.

 

 

Leica M3 BP / Nikkor-S 50mm F1.4 Olympic & Amedeo Black Nickel Version

 

보람이 큰 작업이긴하지만 당분간은 다시 하고 싶지 않은 작업입니다 ㄷㄷ

 

최근 작고한 베르세르크의 작가 미우라 켄타로의 소식을 듣고 충분한

수면과 운동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는데요,,

 

잘 시간에 마시는 커피도 줄여야겠고, 구부정한 자세로 장시간

작업하는 습관도 굉장히 안좋다고 하는데 작업의 난이도에 상관없이

하루에 정해진 시간에만 작업하는 식으로 바꿔야할 것도 같습니다.

 

건강에 대한 부분은 중앙 사장님이 항상 말씀하셨던 부분이라

그래도 얼마전부터 간헐적 단식과 간단한 운동은 하고 있으니

그나마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건강이 최우선입니다. 좋은 카메라와 렌즈가

아무리 많아봐야 늘그막에 들고 다니면서 사진 한장

찍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습니다.

 

여러분도 너무 일에 매진만 하지 마시고 아무쪼록

가정과 건강을 지키시는 생활 되시기를 간절히 기원하겠습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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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oolrin 2021.05.23 01:57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거인광학 블로그에서 본 것 중에 가장 멋진 글입니다. 고생 정말 많으셨습니다.

    볼커가 붙은 올드 바디를 아직 못 써봤는데, 이 글을 보니 꼭 한 본 구해서 써보고 싶네요 :)

    좋은 글 감사합니다 😀

  2. DW 2021.05.23 13:3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히야.. 정말 고된 작업이군요..!
    항상 건강 챙기시면서 작업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ㅎㅎ

  3. 개밥바라기 2021.05.26 03:1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세상에... 볼커나이트 재식립까지 섭렵하시다니요 이런건 국내든 해외든 처음 봅니다
    귀한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 ^0^

  4. 안녕하세오 2021.05.26 20:2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오랜만에 글을 남기는 것 같습니다.
    엄청 나네요... 국내/해외에서 여러 방도로 방법을 찾다가 못찾아서 포기했던 저와는 다르게
    위와 같이 작업을 해내시는 모습이 너무나도 멋집니다.. 대단하세요.

  5. kubrick 2021.05.27 18:3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대단함과 동시에 가까이 장인이 계시니 든든합니다.

    본인은 물론 가족 모두 건강하셔요~ 응원합니다 ~!!

    • goliathus 2021.05.28 00:5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안되는거 해야 직성이 풀리는 외골수 타입이다보니 시간낭비가 될 때가 더 많습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큐브릭님! ^^

  6. joyfulvf_kms 2021.05.30 13:5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이건 뭐 그냥, , 와 하고 감탄할 따름입니다. 대단한 열정레 박수드려요. 그리고 알람기하나 사셔서 매 20분마다 스트레칭 하셔요!



  최근 라이카 관련 매물들이 국내에서 씨가 마르면서 이베이나 해외사이트를 통해 렌즈를 구매하시는 분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시간을 좀먹는 해괴한 렌즈들 역시 늘어나고 있습니다ㅠㅠ 오늘 고통의 작업실에서 소개할 렌즈는 주미크론 리지드, 테스트 컷 촬영시 좌우에 문제점이 보이신다고 해서 보내주셨습니다. 

 

  한눈에 봐도 광축문제가 심각해보이길래 이 정도면 그냥 반품을 하셔도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는데 블랙 바디에 매칭 시켜줄 블랙 리페인트 렌즈가 필요하시다고 하셔서 작업 접수 진행하였습니다. 

 

 

 

 

문제의 사진, 주변부가 완전히 무너지고 있음이 관찰됩니다.

 

 

 

겉보기에 렌즈의 상태는 나쁘지 않아보였습니다.
조작감도 멀쩡하고 어딘가 충격을 받은 흔적도 없네요.
이런 경우라면 어딘가 렌즈 하나가 잘못 자리를 잡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는데 의심가는 부분이 있네요 ㅎㅎㅎ

 

 

 

네임링이 아래로 약간 공간이 뜬 것이 관찰되서
일단 네임링을 풀어내고 봤더니 역시나 대물렌즈
조립이 잘못되어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한쪽이 들리고 반대편이 기울어지면서
렌즈가 완전히 끼워지지 않은 상황 ㄷㄷㄷ

 

 

 

리페인트를 하면 칠이 두껍게 올라가면서 렌즈가
잘 안끼워지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일단 얼마나
힘을 줬는지 알이 빠지지도 않는군요ㅎㅎㅎ

겨우 알을 빼내고 지름을 확인해보니 도막이

문제가 아니라 렌즈 직경이 더 큰 상황.

 

렌즈 알이 교체된 케이스인데,

이런 경우 렌즈 직경에 맞게 턱을

가공하기 위해 선반작업이 필요하고

직경이 약간만 커도 렌즈의 센터정렬이

어려워지거나 문제가 생기므로

딱 맞춰서 가공해 주어야 합니다.

 

 

 

선반 가공을 위해서는 부속의 파손 위험이 있으므로
부품을 모두 제거하고 진행 합니다. 

 

 

 

가공을 통해 렌즈경통의 직경을 렌즈 사이즈와
동일하게 넓혀줍니다. 

 

 

 

렌즈를 연 김에 리페인트하면서 아예 손을 대지 않았는지
오염이 그대로라 클리닝합니다.
 

 

 

 

작업 전 촬영된 차트.
렌즈가 틀어져도 센터는 어느정도
맞는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개방 근거리에서는
잘 못느낄 수도 있으므로 평면이나 원경을 조리개를 조이고
촬영하여 주변부를 체크해봐야합니다.

 

 

 

비로소 균일한 해상력을 되찾았습니다.

렌즈 알이 교체된 경우 십중팔구 핀이 맞지 않게 되는데,
이것은 렌즈를 구성하는 부품들의 미세한 공차들이 합쳐지면서
각 개체마다 약간씩 다른 현상이 생깁니다.

 

이 거리를 맞추기 위해 올드 렌즈들은 초점경통과

렌즈경통이 맞닿는 부분을 직접 깎아 플랜지를 맞춰주었는데,
대략 200만번대 중반 이후부터 라이카는 이런 성가신 과정을
생략하고 두께에 맞는 시밍용 링을 넣어 교정과정을

좀 더 효율적으로 바꾸게 됩니다.

 

이 렌즈도 렌즈 구성의 미세한 변화로 포커스가 달라졌기 때문에

렌즈가 조립되는 과정과 동일하게 이 렌즈의 경통과 공차에 따라

렌즈군의 교정과 시밍을 다시 맞춰주며면 드디어 포커스가

제대로 돌아오고 모든 작업이 끝나게 됩니다..

 

 

 

 

하지만 경통의 스크류가 잠기는 위치도 바뀌게 되므로
조리개 스탑 표시점과 조리개링의 회전각도 변화에 따라
맞춰줘야 진짜로 작업이 끝납니다. ㄷㄷㄷ

 

 

 

 

끝Leica M10-D / Summicron-M 50mm F2 Rigid Black Repaint.

 

온전한 상태로 돌아온 렌즈와 M10-D의 매칭 ㅎㅎㅎ

 

보통 초점링 부분은 아노다이징 처리가 되어서

이질감이 느껴지는데 시원시원한 물결형태의

광택이 아름다운 블랙페인트로 마무리되니

일체감이 무척 아름다워보입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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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K.S_Shin 2021.05.14 21:2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와 너무 잘보고 갑니다 제 녹티로 한번 떨어져서 독일로 보냈었는데 렌즈 알의 축이 살짝 틀어졌다는 얘기를 들었었네요. 실버 리지드가 요즘 너무 구매하고 싶은데 가격이 룩스가격까지 올라올듯 합니다 ㅠ

    • goliathus 2021.05.15 14:4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아아 그런 안타까운일이 있으셨군요, 녹티가 워낙 무거워서ㅜㅜ 리지드는 장터에서도 270까지인가 올라왔던거 ㅎㄷ ㄷ 합니다 요즘~

  2. 2021.05.20 17:0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goliathus 2021.05.21 14:3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안녕하세요, 기본적으로 포스팅 되고있는 렌즈들은 작업의뢰 받은 렌즈들이라 판매는 불가능하고, 가끔 제가 가지고 있는 렌즈들을 종종 지인분들에게 넘겨드리기는 하지만 따로 글을 올리지는 않고 있습니다~



  어림잡아 SUMMILUX-M 50mm F1.4 V2의 출시에 이를 때까지 칼 짜이스는 약 30년간 라이카를 앞서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데요, Zeiss Ikon의 Ludwig Bertele가 짜이스가 무려 7장의 렌즈 중 6장의 렌즈를 각 3장씩 접착시켜 3군 7매의 구성을 갖는 Sonnar 5cm F1.5를 설계도면에서 실제하는 렌즈로 완성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처럼 짜이스의 앞선 광학제조기술이 밑받침이 되었기 때문이라 볼 수 있습니다.

 

  오늘 Workbench of Pain은 조나의 출시년도에 거의 근접한 1933산 CZJ Sonnar 5cm F1.5 Black & Nickel T의 광축교정을 소개합니다. 니켈 버젼의 아메데오 어뎁터와 함께 선물로 보내주신 Y님께 감사의 인사를 이 포스팅으로 다시 한번 전해드립니다.

 

 

 

 

  아시다시피 이 시기에 출시된 조나는 모두 니켈 버젼에 블랙림의

페인팅을 갖는 무코팅이었으나, 사진의 개체는 민수용의 T 코팅이

일반에게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공장에서 코팅을 올린 개체입니다.

 

일반적으로 코팅이 개발되기 이전에 만들어진 렌즈들은

수차를 줄이고 컨트라스트를 올리기 위해 형석 등의 투과율이

높은 광물질들을 많이 사용하였고 이 때문에 렌즈알이 무르고

열에 약한 편입니다. 덕분에 무코팅 위에 코팅을 올릴 경우

코팅이 쉽게 벗겨지는 경우가 많고 전쟁 전, 중에 생산된

크롬 무코팅 조나들 역시 헤어라인 스크래치가

많이 생긴 개체들을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중고판매시 이 스크래치를 전쟁 중 난리통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원래부터 존재하는 연마스크래치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는데 사실과 다릅니다.

 

 

 

 

  렌즈가 손에 들어온 직후 차트를 크롭한 이미지입니다. 최초 니켈 버젼의 조나는

근거리에서 센터의 해상력이 뛰어나며 주변부로 수차와 함께 초점이 결상력이

약해지는 것이 정상이지만 사진에서는 좌우의 차이가 크고 주변부도 정상범위

밖인 것이 확연히 드러납니다. 렌즈를 많이 체크해 본 경우라면 센터의

해상력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것도 눈치 챌 수 있지만, 차트를 평면상에서

촬영하기 전에는 쉽게 알 수 없는 부분입니다.

 

 

 

 

렌즈의 어느 부분에 문제가 생긴 것인지 파악해 봅니다.

대물렌즈와 2군에는 문제가 없었고 마지막 3군 렌즈에 접착된 렌즈가 약간

틀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3장을 광축을 맞춰 접착하는 일은

아무래도 2장의 접착보다 신경이 많이 쓰이는 일이고 실수하게 되면

3장을 다시 분리해야하기 때문에 굉장히 성가신 일입니다.

 

 

 

 

두번째 렌즈는 물방울 처럼 양쪽이 볼록한 형태를 지니고 있습니다.

아래처럼 3장의 렌즈가 접착되어 하나의 그룹을 이룹니다.

 

3군의 렌즈는 공장 출하 이후 잘못된 보관 등으로

높은 열에 노출되어 2개의 렌즈가 경통 내 유격범위

안에서 미세하게 각도가 틀어졌던 것으로 예상됩니다.

 

 

 

 

분리가 완료된 3장의 렌즈, 아직 발삼의

찌꺼기가 남아 표면이 고르지 않은게 보입니다.

 

 

 

 

재접착 후 균일하게 흑칠을 올리면 드디어 완성.

사진 상으로는 금방이지만 UV 라이트로 건조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는 아크릴계 접착제를

사용해도 여간 까다로운 작업이 아닙니다.

 

건조시간과 정렬이 오래걸리는 발삼수지를 사용했을

1930년대에는 어떻게 이 3장의 유리를 한번에

고정시킨 상태에서 접착을 했을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ㄷㄷ

 

 

 

작업 전 작업 후의 비교입니다.

균일해진 좌우 해상력과 향상된 주변부의

해상력이 눈에 띄게 변화되었습니다.

 

중앙부 동심원의 디테일과 컨트라스트도

좋아진 것이 보입니다. 

 

초기 니켈조나에서 무코팅 조나로 넘어가는 단계에서는

이 3번째 렌즈 그룹의 두께와 위치에 일부 개선이

되면서 주변부 해상력과 중앙부 해상력이 좀 더 올라오게

됩니다. 이후 세대를 거쳐갈수록 코팅이 강화됨에 따라

컨트라스트와 해상력은 좋아지지만 광학재료의 변화에

따라 수차는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해 최후기형에서는 

개방에서 글로우가 제법 관찰되는 개체들이 보입니다.

 

조나에 대해서는 추후 세대별로

정리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Contax Ic / CZJ Sonnar 5cm F1.5 Black & Nickel T

 

 

 

Leica M10-D / CZJ Sonnar 5cm F1.5 Black & Nickel T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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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rkshop of Pain' 카테고리를 신설하였습니다. 작업기 특성상 이미 포스팅 된 렌즈들은 중복되어 올라가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작업기 중 난이도나 특별한 이슈가 있었던 작업을 통해 고통의 작업실 소식을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그런 코너입니다. ㅎㅎㅎ 본격적으로 렌즈의 문제점을 파헤쳐볼 수 있는 나름 재미있는 포스팅이 될 것 같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Carl Zeiss Sonnar 50mm F1.5입니다. 다들 조나의 결과물을 찬양하는데, 아무리 봐도 결과물이 영 그런 느낌이 없어 원래 조나가 이정도 밖에 안되는 렌즈인가 무척 실망하고 계신 상태에서 마지막으로 렌즈 상태를 진단하기 위해 보내주셨습니다. 조나는 아메데오와의 핀문제 발생 등 여러 문제로 자주 작업이 들어오는 렌즈죠.

 

  상태 체크 결과 3장의 렌즈가 접착된 2군의 렌즈에서 흔하게 보이는 포그형 발삼이 다소 심하게 발생한 상태였고 대안렌즈의 후군의 테두리 발삼이 자주 보이지만 이 렌즈에는 없는 상태였습니다. 두 현상 모두 심하지 않은 경우 화질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만, 챠트를 찍어보니 개방초점부가 상이 겹친 듯 흐릿하게 보이는 현상이 있었습니다. 개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글로우 정도의 차이이고 이렇게 상이 한쪽으로 흐르는 듯 보이는 현상은 광축이 틀어지는 등의 문제가 있는 경우로 렌즈 군이 일부 교체되었거나 하는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완전한 수리가 힘들 수 있습니다. 렌즈를 잘 체크하고 구매해야하는 이유입니다. 제 경우 택배거래라 하더라도 일주일 정도 결과물을 확인하고 반품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놓지만 요즘 택배거래는 무반품택배거래인 경우가 많아 구매자가 매우 불리한 상황이라 주의가 필요합니다. 

 

 

 

 

  센터에서 흐르는 듯한 상의 겹침이 보이는 결과물.

 

 

 

  외관은 상당히 깨끗했지만 분해를 들어가보니

아마츄어가 작업한 듯 후군의 외측림이 이미 많이 손상이 된 상태.

 

 

 

  조나의 1, 2군 렌즈를 경통에서 분리하기 위해선 적절한 공구가 필요한데

짜이스는 워낙 저스트하게 렌즈규격을 맞추기 때문입니다.

뽁뽁이로 렌즈가 빠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황동링 주변으로 보이는 상처들을 볼 때
억지로 렌즈를 빼기위한 시도를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아래와 같은 문제점이 발생해버리면서
광축의 틀어짐이 일어난 것이죠.

 

 

 

 종종 렌즈를 보면 이렇게 무지개 컬러의 띠가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현상은 렌즈 접착면의 어느 지점에서
여러가지 원인을 통해 잡혀있던 응력의 균형이 깨지면서
접착면의 상태에 불균형이 온 것입니다.

 

무지개형상은 세월에 따른 렌즈, 렌즈를

감싸고 있는 금속하우징의 팽창으로

자연스럽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무지개의 형상이 중심부에서 동심원을 그리며

 발생한 경우 렌즈 자체의 해상력에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며 정상적인 렌즈와 동일한 결과물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사진과 같이 외부에서 가해진 힘에 의해

하우징의 한쪽 끝이 변형되면서 시작된 경우 상단의 챠트와

같이 렌즈의 광축에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기 때문에

무지개 형상이 보이는 경우 해상력 체크가 필요합니다.

 

 

 

이렇게 후옥에 LED를 비추면 무지개띠가

보이지 않기에 확인 할 때는 확인하고자 하는
렌즈의 상단에서 조명을 비추고 렌즈를
이리저리 돌려봐야 확인이 가능합니다.

 

억지로 분리를 위해 렌즈에 힘이 가해진 경우 이런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올바른 공구와 렌즈의 하우징에 힘이

가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우징이 휜 부분에 역방향으로 힘을 가해 균형을
잡을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본 개체와 같이 여러 방향에서
가해진 경우 수리가 불가능해 헤이즈와 유막, 핀교정을 하고
다시 돌려보내드리려고 했으나, 정황상 2군 렌즈만 교체되면
정상 렌즈와 동일한 해상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 시간이 걸리더라도 교체용 부품을 구해
교체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부품용으로 대물렌즈가 파손되고 경통 역시
낙하로 망가진 렌즈를 구해 올바른 방법으로
렌즈를 분리했습니다. 센터의 포그형 발삼도
훨씬 적어 금상첨화네요.

 

렌즈 교체의 경우 간단하게 가능한

것으로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 가장

난이도가 높은 부분 중에 하나로 화질에

이상없이 단시간에 쉽게 교체는 불가능합니다. 

 

광학제품의 허용공차는 0.01mm인데

올드렌즈들의 경우 제작 공차가 제법 큰 편입니다.

 

특히 생산 기간이 긴 렌즈들의 경우 심지어

렌즈의 직경이나 깊이가 달라 아예 렌즈가

홈에 들어가지 않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운이 좋게 해당렌즈의 배치와 동일한 라인에서

생산된 근접시리얼을 구하더라도 이런 공차들이

여러부분에서 발생하면서 핀이 맞지 않는 현상은

기본이고, 주변부 해상력이나 수차 등의 문제가

발생해버리기 때문에 실제로 렌즈가 교체된

경우는 극히 드물고, 이런 복잡한 과정을 생략하고

단순 교체가 되었다면 분명 결과물에서 문제를 느끼게 됩니다.

 

 

 

 

 

 

 

 

렌즈 교체 후 미세조정을 마친 후 차트를 체크해봅니다.
해상력이 온전히 회복된 것을 확인 가능합니다.

 

 

 

 

 주변부 해상력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개체마다 직접 촬영해서 만들어놓은
세대별 조나의 데이터와도 비교해봅니다.

Carl Zeiss 각인의 후기 조나들은 중앙부에서
수차가 많이 발생하는 편인데 이 개체의 경우교체
후 중앙부 수차 역시 CZ각인의 형제 렌즈들보다도 잘
억제되고
있는 좋은 개체임을 확인했습니다.

시간이 꽤나 많이 소요된 작업이었지만
무엇보다 의뢰하신 분께서도 Carl Zeiss Sonnar 50mm F1.5의
성능에 대한 오해를 접으실 수 있어 참 의미있었던 작업이었습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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