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7/이종교배] 비로소 다가온 낭만이라는 단어.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SONY A7 / Tokina 17mm 3.5 AT-X pro Aspherical

가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지명을 모르는 사람은 더더욱 없을 정도로
뻔하디 뻔한 이곳 안면도에 대해 여행을 떠나기전 사실 큰 기대는 없었다.

나 역시 부모님과 함께, 친구들과 함께 방문했던 적이 2-3번은 되었던 것 같다.
단편적인 기억만 남아있는 어린시절의 몇몇 장소들도 어쩌면 여기일지 모르겠다.

해변을 따라 즐비한 조개구이집에서 흘러나오는 7080 가요와 올드팝은
신기하게도 언제나 방문할 때 그대로였다.

모래사장에는 이제 나보다도 15년은 족히 어려보이는 아이들과 부모님세대의 어른들이
뒤섞여 나름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이들이 연신 터뜨려대는 폭죽은 여전히 손에 들고 빙빙
돌리는 것과 하늘을 향해 한발씩 터지는 두 종류 뿐이었다.

해변을 바라보다 문득 내 손을 벗어나려는 작은손가락의 움쭉거림이 느껴졌다. 갑자기 시간과
공간이 뒤섞인듯한 이곳에서 아이를 영영 잃어버릴까 겁이 났다. 나는 아이의 손을 고쳐 잡았다.

하늘로 오래된 향수처럼 불꽃이 흩어져갔다.
이제 낭만이라는 단어가 제법 가깝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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