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더미 사이에서 스스로 일어난 듯한 사슴조형물.
- GALLERY/Gallary_Film SC
- 2015. 3. 14.
Nikon SP / Nikkor-O 2.1cm F4 / Fuji Velvia 50
Nikon SP / Nikkor-O 2.1cm F4 / Fuji Velvia 50
퇴거명령 표지판이 세워진 쓰레기 더미에서 기괴한 모습의 조형물을 만났다.
담장이 높아 까치발을 세우고서야 겨우 조형물의 머리 언저리가 눈에 들어올 뿐이었다.
카메라를 담 넘어 벽에 붙여 눈짐작으로 몇 컷을 촬영했다.
고개를 들어 날이 선 눈빛으로 이방인의 침입을 노려보는 듯한 사슴 조형물이 거기 있었다.
버려진 쓰레기들이 뼈가 되고 살이 되어 스스로 일어난 듯한
이 사슴 조형물에게선 분명히 주변의 황폐함을 무색케 하는 힘이 있었다.
누가, 왜, 이곳에 만들었을까?
퇴거명령이 이행되고 재개발에 스러져갈 성북동을 지키고자
하는 누군가의 마지막 염원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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