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玉熱戰 / Comparison] LEICA 50mm f2.8 ELMAR-M, Micro-Nikkor 5cm F3.5

충무로에서 종종 들리는 클래식 카메라 상점에 가서 '니콘 레인지파인더용 렌즈 혹시 새로 들어온게 있나요?' 물어보면 돌아오는 대답 중 하나가 바로 '요샌 별로 없어요, 근데 니콘 렌즈는 흑백에선 쓸만한데, 컬러에선 못써요' 라는 말입니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유저들이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Nikkor-S 5cm F1.4 (50mm F1.4) 렌즈 때문에 생기는 오해 중 하나입니다. 소형화를 목적으로 태어난 렌즈였기 때문에 개방에서 수차가 제법 있는 편이었죠. 그 외의 렌즈들은 가격만큼 제 성능을 완벽하게 발휘하고 있음에도 'Contax RF의 카피'라는 불명예와 편견으로 인해 앞서 말씀드린 것 처럼 저평가되어 오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계획한 것이 바로 오늘 보여드릴 테스트입니다.






 LEICA 50mm f2.8 ELMAR-M 현행 2세대

 

라이카 엘마의 최후기형 렌즈인 50mm Elmar-M의 2세대버젼입니다. 아름다운 짙푸른 색의 코팅을 가진 이 렌즈는 M6J와 함께 세트로 판매되었던 렌즈로, 현대적인 코팅과 뛰어난 광학적 성능으로 인기를 얻어 독립적인 렌즈로 개별 판매되었습니다. 렌즈 구성은 3군 4매의 Tessar 타입 설계이며, 1958년 출시되었던 Elmar-M 50mm F2.8 (1세대)의 아름다웠던 원형조리개에서 다소 투박한 6각형의 조리개를 가지게 되었지만 멀티코팅 등에 힘을 얻어 광학적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된, 최후의 엘마라고 할 수 있습니다. 





Micro-Nikkor 5cm F3.5 (1956년)


마이크로 니코르는 1956년에 발매된 렌즈로 설계 목적 자체가 마이크로필름의 복사를 위한 용도였습니다. 이 때문에 구면수차, 상면만곡등의 모든 광학적 결점들을 극복해야할 필요가 있었고, 그 결과로 F5.6에서 필름에서 표현될 수 있는 한계치를 상회하는 200~300lines/mm 까지(Fuji Velvia 50: 80~160lines/mm)  해상력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니콘 매크로 렌즈의 조상 중에 조상이라 할 수 있는 이 렌즈는 확대기에 설치하여 사용하는 것이 주용도였지만 침동구조를 통해 확대기에서 장착시 45~90cm의 작업거리를 가지고, Nikon RF에 장착하고 렌즈를 사진과 같이 확장시키면 90cm~무한대에서의 일반촬영이 가능해집니다. 






1. 인물 스냅에서의 분위기


SONY A7 / LEICA 50mm f2.8 ELMAR-M / F3.5SONY A7 / Micro-Nikkor 5cm F3.5 / F3.5



SONY A7 / LEICA 50mm f2.8 ELMAR-M / F3.5SONY A7 / Micro-Nikkor 5cm F3.5 / F3.5



카메라만 들면 시종일관 눈을 뒤집고 코믹한 표정을 짓는 첫째가 옥토넛을 시청하고 있는 틈을 타 두 렌즈를 재빨리 교환하여 촬영한 사진입니다.ㅎㅎ 조리개는 동일하게 F3.5로 맞추었고 촬영은 SONY A7으로 하였습니다.  

라이카 엘마 50mm f2.8가 현행 렌즈답게 좀 더 진한 컨트라스트를 보여줍니다. Micro Nikkor는 진한 맛은 약하지만 계조표현이 뛰어나 눈동자와 홍채의 경계면이 명확하게 표현되었으며 초점부의 해상력 역시 날카롭습니다.  






2. 중앙 및 주변부 해상력


SONY A7 / LEICA 50mm f2.8 ELMAR-M / F3.5SONY A7 / Micro-Nikkor 5cm F3.5 / F3.5


50mm f2.8 ELMAR-M @3.5 / top-left cornerLEICA 50mm f2.8 ELMAR-M @3.5 / center50mm f2.8 ELMAR-M @3.5 / bottom-right corner

Nikkor 5cm F3.5 / top-left cornerNikkor 5cm F3.5 @8 /center5cm F3.5 / bottom-right corner



두번째로 살펴보는 예제사진은 역시 F3.5에서의 중앙부와 최외곽부의 해상력 비교입니다. 컬러차이는 화이트밸런스를 오토로 놓고 촬영하여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습니다. 이점은 다음 사진에서 살펴보도록 하고 개방에서의 표현력을 알아보겠습니다.



1) 최외곽부


   LEICA ELMAR 50mm F2.8 의 경우 최외곽부에서 화상의 이지러짐이 확인됩니다. 이는 화상 중앙부 90% 지점까지 접근하면서 개선되며 광량저하는 Micro-Nikkor에 비해 뛰어난 편입니다. Micro-Nikkor는 최대개방인 F3.5에서 굉장히 뛰어난 최외곽부 선예도를 보여줍니다. 사진을 확인하고 그 자리에서 놀랐을 정도로 대단한 수준입니다. 광량저하 이외에는 샤픈을 좀 주면 중앙부와 비슷해질 정도로 균형잡힌 화상을 보여주었습니다. 



2) 중앙부


   중앙부는 첫번째 샘플과 마찬가지로 선예도의 차이가 약하게 나타납니다. 미세한 차이지만 Micro-Nikkor의 해상력이 약간 우위에 있는 것으로 판단되어지네요.






SONY A7 / LEICA 50mm f2.8 ELMAR-M / F8SONY A7 / Micro-Nikkor 5cm F3.5 / F8


LEICA 50mm f2.8 ELMAR-M @8 / top-left cornerLEICA 50mm f2.8 ELMAR-M @8 / centerLEICA 50mm f2.8 ELMAR-M @8 / top-right corner

Nikkor 5cm F8 / top-left cornerMicro-Nikkor 5cm F3.5 @8 /centerNikkor 5cm F8 / top-right corner


세번째 사진은 두 렌즈 모두 F8로 조리개를 조인 상태에서 촬영했습니다. 화이트밸런스는 태양광으로 설정하여 렌즈 간의 컬러 특성도 알아보았습니다. 



1) 최외곽부


   LEICA ELMAR 50mm F2.8 은 F8에서 Micro-Nikkor와 비슷한 결과물을 나타냅니다. 하지만 컨트라스트와 선의 명확도에 있어서 Micro-Nikkor 5cm f3.5 가 조금 더 나은 것으로 보입니다. 광량저하는 두 렌즈 모두 완벽히 제어되고 있습니다. 



2) 중앙부


  중앙부는 ELMAR 50mm F2.8이 좀 더 컨트라스트가 짙으며 해상도 역시 약간 더 우세한 듯 합니다. 이는 Micro-Nikkor 5cm F3.5이 중앙부에서 최대의 성능을 낼 수 있는 조리개가 F5.6으로 세팅되어 있는 점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3) 컬러


  컬러밸런스를 확인하기 위해 화이트밸런스를 주광에 놓고 촬영한 결과물에서 라이카 엘마의 경우 노란색의 따듯한 컬러감이 특징적으로 나타납니다. 이는 흑백촬영을 고려한 부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니콘의 경우 색감은 청명하며 최대한 중립적인 톤을 유지하려 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4) 왜곡수차


  표준렌즈에서는 좀처럼 확인하기 어려운 배럴디스토션이나 움푹한 형태로 생기는 핀쿠션은 둘 다 알아채기 힘든 정도로 잘 컨트롤 되고 있습니다. 두 이미지를 겹쳐 놓고 보았을 때는 Elmar 50mm F2.8 이 미세하게 배럴디스토션 현상을 보입니다. 라이카에서 제공하는 자료에서도 -0.4 정도의 상대왜곡(Relative distortion)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되는 것으로 볼 때, 마이크로 필름의 복사 촬영을 위해 설계된 Micro-Nikkor 5cm F3.5의 왜곡수차는 집착에 가까운 수준으로 제거하려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부분은 추후 다른 몇몇 50mm 표준렌즈들과 함께 테스트해서 보충하도록 하겠습니다. 





3. 역광에서의 성능


LEICA 50mm f2.8 ELMAR-M @3.5Micro-Nikkor 5cm F3.5 @3.5


역광에서 어느 정도까지 버틸 수 있는지 테스트한 결과물에서는 예상대로 현행렌즈인 LEICA 50mm f2.8 ELMAR-M의 플레어가 더 적게 나타났습니다. 조리개 세팅은 최대개방이었으며 한가지 아쉬운 점은 엘마에서 파란색 고스트가 출현한 점입니다. 디지털 바디의 특성일지도 모르기 때문에 속단하긴 어렵지만 각도에 따라 조리개를 조였을 때 화상 전체에 광범위하게 나타나기도 하였습니다. 마이크로 니코르에서는 빛번짐 현상이 강한 편이었지만 사진과 같이 정면의 역광이 아니면 올드렌즈임을 감안할 때 잘 컨트롤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4. 젊고 단단한 현행의 라이카와 맞선 환갑의 올드렌즈.


어릴 때부터 왼손을 즐겨 써왔던 저는 왼손잡이에 대한 편견을 가진 사람들에게 이런 저런 소리를 많이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심지어는 얼마전에도 '아, 왼손잡이라 글씨를 못쓰는구나'라는 무례한 말을 듣기도 했었죠. (펜글씨체가 아니어서 그렇지 실제로 글씨가 엉망이거나 하진 않습니다.ㅜㅜ)


테스트를 재미있게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개개의 렌즈마다 그마다의 설계 철학이 있기 때문에 단순 해상력만을 가지고 이 렌즈가 이 렌즈보다 뛰어나다라고 결정지어 버리는 것은 무엇보다도 제가 좋아하지 않는 사고방식입니다. 엘마의 경우 최대개방에서 보케와 입체감을 살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주변부를 흐트러뜨렸을 가능성도 있을 겁니다. 쓰다보니 잡설이 길어졌네요,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올드렌즈라고해서 '역광은 고사하고 해상력이 떨어져 고화소에서는 쓸 물건이 못된다' 라는 편견을 깰 수 있는, 뭐 그런 사고의 전환을 가져올 수 있는 렌즈들도 있다라는 의미에서 작성한 테스트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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