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개를 원래 설계보다 개방하여 고정되도록 세팅된 Orion-15 렌즈의 교정 작업을 하였습니다. 토포곤 타입의 28mm 렌즈로 유명한 오리온-15는 4매의 대칭형 렌즈 설계로 기본적으로 조리개가 F6으로 조여진 상태가 최대개방입니다.
조리개 고정 나사의 조정으로 약 F3.5 정도까지 개방이 가능한데 이럴 경우 주변부가 많이 무너진 상태로 촬영이 됩니다. 그리고 조리개가 열린만큼 최대로 조여도 아주 조금밖에 조여지지 않기 때문에 실제 촬영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 렌즈는 Contax RF용으로도 출시가 되어있는데 사진의 푸른색 코팅 스크류마운트와 달리 내부는 푸른색, 대물렌즈는 황색으로 양쪽이 달라보이네요.
러시아 렌즈들은 구조가 굉장히 단순합니다. 렌즈군을 경통과 묶어주는 후옥부분
링 중간의 나사를 풀고 링을 돌려 경통과 렌즈군을 분리합니다.
경통에서 분리된 렌즈내부경통, 가운데 사진의 나사가 조리개링과 조리개날을 연결하는 부품으로
이 나사를 풀고 조리개링을 풀어주면 마지막 사진과 같이 분리가 됩니다.
렌즈 내부에도 먼지와 떨어진 도색 부스러기들이 보여 이참에 모두 분해하였습니다.
특별히 헤이즈나 유증기가 끼지 않았다면 렌즈는 닦지 않고 블로어나 붓으로 먼지와 이물질을 털어냅니다.
토포곤 타입 렌즈답게 완벽 대칭형 렌즈가 4장 입니다.
조리개를 사이에 두는 내부 렌즈 2장은 매우 얇기 때문에 절대로 조심합니다.
제일 손이 많이 가는 조리개날의 조립. 원래 위치로 정렬하고 F6으로 조여진 상태로 세팅합니다.
사진으로 보면 간단한데 조리개를 차곡차곡 쌓은 뒤 마지막 조리개 2-3장을 흐트러지지 않게
밑으로 밀어넣는 작업이 생각보다 까다롭습니다.
조립이 완성된 렌즈부 경통의 모습. 비로소 F22까지 제대로 조여졌습니다.
이제 오리온 특유의 진득한 색감과 선예도가 원래대로 올라오게 될 겁니다.
경통이 다시 풀리지 않도록 단단히 고정하고 조립을 마칩니다.
오리온은 아마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유일한 토포곤 타입 렌즈일 겁니다.
비슷한 설계의 Topogon 25mm F4라던지 W-Nikkor 2.5cm F4는 가격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조리개 값만 극복한다면 특징적이고 왜곡이 적은 토포곤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스크류마운트 바디를 운용하는 유저에게는 축복과도 같은 렌즈입니다.
언젠가 꼭 써보시길 바라며 오늘 포스팅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