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玉熱戰 / Comparison] Prewar Biogon 35mm F2.8 & Opton Biogon 35mm F2.8 & W-Nikkor 3.5cm F1.8, F2.5.

   전전형 예나 비오곤(Jena

-Biogon 35mm F2.8)은 

'면도날 같은 묘사, 전설의 비오곤' 등 강력한 수식어로 잘 알려져있지만 무엇보다 거대한 후옥이 필름면 가까이 붙는 것으로 가장 유명합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전전형 비오곤을 M바디에 붙여 사용하는 것이 취미사진가의 최종목표라고 전해지기도 하죠. 저역시 오랫동안 사용해본 결과 40년대에 출시된 렌즈라고는 믿기지 않는 해상력에 깜짝 놀란 적이 여러번 있었습니다. 이걸 흔히 개안수술한 느낌이라고 표현하는데요, 덕분에 서독의 전후형 옵톤 비오곤(

Op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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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gon 35mm F2.8)은 많이 사용해보지도 않은 채 줄곧 장터행을 전전해왔습니다. 그런데 이런 저런 렌즈들을 사용하고 비교해보면서 문득 굳이 서독에서 후옥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광학적 장점을 다운그레이드할 필요가 있었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겼습니다. 궁금증이 생기면 풀어야죠, 그렇습니다. 내친 김에 W-Nikkor 3.5cm와의 비교를 위해 다시 전후형 비오곤을 구입하고 말았습니다. 단 디지털에서 주변부가 뭉게지는 전전형의 특성 탓에 이번 테스트는 필름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필름은 Fuji Velvia 50F를 사용하였고 날씨는 몹시 흐린날이었습니다. 경험상 렌즈 테스트에 있어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장 가혹한 환경은 숲과 같이 다층적으로 디테일을 확인해 볼 수 있는 피사체를 촬영해보는 것입니다. 단순히 인간이 만들어낸 건물 등의 인공구조물은 어떤 렌즈던간에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결과물을 가져오기에 렌즈간의 격차가 크지 않은 경우 별다른 차이점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단 바람이 불면 잎사귀들이 흔들리기 때문에 가급적 스캔 후 정지된 피사체를 찾아 비교해 보았습니다. 원본파일은 F2.8과 F8의 두가지 세팅으로 촬영하였고 대표 이미지는 편집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전후형 비오곤의 것만 업로드 하였습니다. (예전처럼 조리개별 촬영은 필름이 비싸서 안하는걸로;;)

 

Zeiss-Opton Biogon 35mm F2.8 @2.8 / 전전형 비오곤 최대개방

 

좌상단, @2.8 / Opton Biogon 35mm F2.8, W-Nikkor 3.5cm F2.5, Prewar Biogon 35mm F2.8,

 

중앙부, @2.8 / Opton Biogon 35mm F2.8, W-Nikkor 3.5cm F2.5, Prewar Biogon 35mm F2.8,

 

우상단, @2.8 / Opton Biogon 35mm F2.8, W-Nikkor 3.5cm F2.5, Prewar Biogon 35mm F2.8,

 

  F2.8에서의 최외곽부 및 중심부의 결과물은 W-Nikkor 3.5cm F2.5과 Jena Biogon 35mm F2.8이 지점별로 차이가 있으나 대동소이하며 Opton-Biogon 35mm F2.8은 수차에 의해 디테일이 미세하게 올라오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광량저하는 Jena-Biogon이 좀 더 두드러집니다. 특히 마지막 우상단의 결과물은 Jena-Biogon의 잎사귀 표현이 인상적이네요. 개방에서도 상당한 디테일을 자랑합니다. 다음은 F8에서의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Zeiss-Opton Biogon 35mm F2.8 @8 / 전전형 비오곤 F8

 

좌상단, @8 / Opton Biogon 35mm F2.8, W-Nikkor 3.5cm F2.5, Prewar Biogon 35mm F2.8,

 

중앙부, @8 / Opton Biogon 35mm F2.8, W-Nikkor 3.5cm F2.5, Prewar Biogon 35mm F2.8,

 

우하단, @8 / Opton Biogon 35mm F2.8, W-Nikkor 3.5cm F2.5, Prewar Biogon 35mm F2.8,

 

  F8에서의 결과물은 좌상단에서 W-Nikkor 3.5cm F2.5의 결과물이 전체적으로 뭉게진 것으로 보이는데 다른 곳은 3개의 렌즈가 큰 차이가 없어 아마도 필름면이 편평하지 않은 상태에서 스캔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중앙부는 3종류 모두 비슷한 수준의 해상력을 보여주며 마지막의 우하단 이미지에서 약간의 차이가 보입니다. Jena-Biogon의 결과물이 좀 더 샤프해 보이네요, 과연 면도날 같은 묘사라는 말이 나올 법합니다. 다만 이정도의 차이라면 사실 대형인화까지 가지 않는 한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 결과는 좀 흥미로운데요, 각 렌즈에서 발생하는 왜곡의 정도를 테스트 해보았습니다.

 

 

 

 

 

W-Nikkor 3.5cm F2.5 @F8
Zeiss Jena Biogon 35mm F2.8 @F8

 

W-Nikkor 3.5cm F1.8 @F8
Zeiss-Opton Biogon 35mm F2.8 @F8

 

ZOMZ Orion-15 28mm @F8

 비네팅 덕분에 시각적으로 모두 볼록형 왜곡이 발생하는 것처럼 보이므로 상, 하단의 직선부를 살펴 보시면 됩니다. '후옥이 초점면에 가까울 수록 디스토션이 적게 일어난다'라고 알고 있었던 일반적인 사실과 달리 Jena-Biogon에서 중앙부가 꺼지는 듯한 오목형 왜곡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관찰됩니다. 후옥이 가까웠던 탓에 볼록형 왜곡은 제로에 가깝게 줄일 수 있었지만 되려 반대 형태의 왜곡이 나타난 것이죠. 당시 Zeiss 기술진들이 이 사실을 몰랐을리는 없을테고, 아마도 거대한 후옥과 오목형 왜곡은 밝기와 해상도를 잡기 위한 기술적 한계의 결과물이 아니었을까 추측해봅니다.   왜곡에 있어서는 의외로 대구경의 W-Nikkor 3.5cm F1.8이 가장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냈습니다. 다음은 Opton-Biogon으로 양 끝단에서 볼록형 왜곡이 미세하게 발생하고 있지만 Jena-Biogon에 비해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보입니다. W-Nikkor 3.5cm F2.5는 전체적으로 자연스러운 형태의 볼록형 왜곡이 나타납니다. 마지막은 비교를 위한 Orion-15 28mm F6, 상남자의 렌즈죠. 대쪽같이 거침없는 직선이 역시 토포곤급 답습니다. 

 

  여담이지만 디지털 테스트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Jena-Biogon에 비해 후옥이 짧은 Opton-Biogon 역시 아쉽게도 Sony A7의 주변부의 해상력 저하가 관찰된다는 점입니다. 이에 반해 W-Nikkor 시리즈는 주변부까지 완벽하게(3.5cm F1.8>3.5cm F2.5) 묘사해내는 것을 볼 때, 디지털 바디에서 완벽하게 필름 기반의 묘사를 재현해낼 수 있는 35mm 화각의 이종교배 렌즈로 손색이 없을 듯 합니다. Nippon Kogaku에서 Micro-Nikkor 5cm F3.5를 비롯한 몇몇 렌즈들이 기본 설계로 채택하였던 Xenotar Type 설계 기반의 렌즈들이 디지털에서도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을 보면, 우연이던 아니던 당시 NK의 선택은 칭찬해주고 싶네요.

  

  Zeiss-Opton Biogon 35mm F2.8은 렌즈의 소형화 등 설계 기술의 개발을 통해 Jena Biogon 35mm F2.8을 개선한 35mm Biogon의 완성작이다라는 평을 내리고 싶습니다. 해상력에 있어서는 기존의 평가대로 Jena-Biogon이 미세하게 우위인 것이 확인되었지만 왜곡 등 전체적인 밸런스를 균형있게 해결한 쪽은 역시 Zeiss-Opton Biogon 35mm F2.8이라는 생각입니다. 뭐, 사견은 사견일 뿐, 어쨌든 올드렌즈 애호가에게 화질 몰빵형의 전전형을 택할 것인지, 올라운드 모범생 타입의 전후형을 택할 것인지에 대한 또하나의 즐거운 선택지를 던져 드릴 수 있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네요. 물론 전부 갖는 것이 언제나 최선임은 잊지 마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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