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올드렌즈 양덕들에게 'Japanese Summilux'라고 칭송받는 Canon 50mm f1.4 LTM의 클리닝입니다. 이 렌즈는 2가지 타입이 존재하는데 Type 1은 1957년 11월경 발매되어 58년 단종되었고 시리얼은 대략 29300번 정도까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Type 2는 미터표기로 변경되었으며 1972년까지 꽤 많은 양이 생산되었습니다.
두번째 타입의 시리얼은 29,600번대부터 시작하며 두 렌즈간의 설계상의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니콘과 마찬가지로 시기에 따라 코팅에는 차이가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4군 6매의 구성으로 뛰어난 선예도를 보여주는 렌즈이며 당대의 다른 캐논 LTM 렌즈와 같이 다소 옅은 컬러감과 연계조의 묘사가 특징인 렌즈로 포트레이트와 흑백에서 발군의 위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렌즈를 열기 전 각 군별로 상태를 확인합니다.
아주 옅은 헤이즈와 잔먼지들, 그리고 곰팡이의
흔적들이 보입니다. 이정도라면 사실 그냥 사용해도
정상개체와 큰 차이는 나타나지 않을 정도의 컨디션입니다.
하지만 3군에서 곰팡이의 흔적이 아직
남아있는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가능하다면 곰팡이 흔적은 제거하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단 상황에 따라
습해지면 다시 번지는 경우도
생길 수 있으니까요.
먼저 렌즈가 들어있는 전면부 경통을
헬리코이드부가 결합되어있는
렌즈 본체에서 분리합니다.
캐논의 경통은 상당히 깔끔하게 제작되었습니다.
경량의 알미늄 소재로 세월에 비해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내부 경통의 상태가 훌륭하며 가공에 정성이 많이
들어간 느낌이 보입니다. 문득 캐논 백통도 생각이 나는데
뭔가 캐논의 기조란 이런걸까요? ㅎㅎㅎ
1군 렌즈를 분리합니다.
전면부 1군의 경우 매우 특이한 방식으로
렌즈가 리테이닝 링에 얹혀져 있는데 보시는 것과 같이
정중앙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원위치 표기가 되어있습니다.
곡면에 맞게 가공되어 각도에 따라 동일한
두께를 갖도록 제작되었으므로 중앙에
정렬시켜 위치를 바로 잡아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미세하게라도 광축이 틀어질 염려가 남게 됩니다.
본격적인 렌즈 클리닝에 앞서 역시 묵은 때 제거!
이 작업에도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그리스나 윤활유도 만져야하므로
먼저 경통, 헬리코이드의 클리닝을 시작하는 편이 좋습니다.
아무래도 렌즈를 먼저 닦게 되면
추후에 먼지, 기름때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렌즈를 닦기전 1, 3군의 상태를 다시 체크합니다.
어느 곳에 어떤 오염이 있는지 확실히 확인이 되는군요.
전체 분해 사진입니다. 헬리코이드와 조리개는 특별한
이상이나 오염이 없어 분해하지 않았습니다.
한장으로 구성된 4군은 아직 분해전.
조나타입의 특징인 렌즈 3매가 접합된 2군과
최종 분리된 4군입니다. 4군의 두께가 매우 얇고
훌륭히 가공된 모습입니다. 조금의 충격에도
끝부분이 날아갈 수 있으므로 매우 주의합니다.
전옥의 클리닝이 끝났습니다.
대구경 렌즈의 전면유리는 모래알이나 티끌, 충격에
자주 노출되는 부분이라 필터를 바로 씌운 경우가
아니면 약한 찍힘등의 흔적이 남게 됩니다.
긴 세월 동안 사용자도 많이 바뀌게 되므로
올드렌즈는 언제나 필터와 함께 사용하여
얼마남지 않은(?) 문화재를 보존에 힘쓰기로 합니다 ㅎㅎㅎ
약한 헤이즈가 있었던 2군의 클리닝 완료.
과거의 작업외에는 외부의 영향이 없는
부분이라 말끔하게 클리닝 되었습니다.
정위치를 잡은 황동링의 모습.
모든 클리닝을 마치고 조립이 완료된 스크류마운트
캐논 50mm f1.4 렌즈의 자태가 아름답습니다.
테스트 겸 잠깐 촬영해보았는데 개방 선예도가
꽤 훌륭합니다. 파스텔톤의 색감과 연계조의 묘사 특성을
잘 활용하면 감성적인 사진이나 포트레이트에서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렌즈입니다.
작업을 의뢰해주신 분에 따르면
생산량이 아주 적은 이 초기형의 발색이
후기형에 비해 뛰어나다고 합니다.
특히 조리개를 스톱다운했을 때 어떤 렌즈들은 컬러감이
떨어지기도 하는데 Type 1은 이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유지된다고 합니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