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ns Repair & CLA] Carl Zeiss Jena Sonnar 5cm F1.5 T Disassembly(칼 짜이스 예나 조나 50mm F1.5 T의 올드렌즈 곰팡이 제거, 클리닝 분해

  최근들어 라이카 올드 렌즈에 비해 저렴한 가격과  훌륭한 샤프니스, 뛰어난 묘사력을 가진 Carl Zeiss Sonnar 50mm f1.5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많이 높아졌습니다. 짜이스 올드 조나는 국내에서도 오래전부터 골수 라이카 유저분들을 중심으로 사용되어 왔었는데요, 그 당시에는 아메데오 어뎁터가 나오기 전이었던 때라 Contax iia, iiia에서 적출한 헬리코이드로 중앙카메라에서 어뎁터를 제작하곤 했었습니다. 

   오늘 포스팅 하는 조나는 보통 이베이나 장터에 출몰하는 개체와는 달리 쉽게 볼 수 없는 흥미로운 렌즈입니다. 작업했던 렌즈 중 상태가 가장 좋지 않았던 렌즈 중 하나였습니다. 다행히 방치된 상태로 보관만 되고 사용은 많이 되지 않았었는지 광학계에 깊은 스크래치는 없는 상태였습니다. 오늘 포스팅은 좀 길어질겁니다.






분해 전 먼저 광학계를 살펴보았습니다.


아...렌즈 주변부를 중심으로 상당 부분이 곰팡이에

휩싸인 상태입니다. 일단 아직 균사체가 남아있는것으로 보아

기존의 클리닝이 진행되지 않았거나, 클리닝이 진행된 이후 

다시 곰팡이가 자리잡은 것으로 보이네요. 


이런 경우 습기 중에 아주 오랫동안 방치되었을 확률이 

높아 경통의 나사산까지 부식되어 렌즈를 

분해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뒷 부분의 노출된 글라스는 이미 이전 사용자에 의해

제거가 된 상태이지만 코팅이 손상된 흔적이 있습니다.

곰팡이를 오래 방치하면 사멸한 뒤에 이런 자국이 남게 됩니다.


오른쪽의 사진은 조인 상태에서 조리개 구멍이 원형이 아니고

약간 찌그러진 달걀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조리개쪽에도 일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곰팡이가 광물질을 증기화 하여 유리면에

증착시키는 코팅을 양분으로 삼아 자란다기보다는...

(코팅제로 사용되는 불소 같은 경우 곰팡이, 세균과는 상극이므로)


내부의 발삼이나 습기에 의해 들어갔다가

균사체가 사멸하고 고착된 부분에서 화학작용이

일어나면서 코팅이 함께 떨어져 나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만, 정확한 것은 좀 더 공부해 봐야겠습니다.

일단은 밀린 작업을 떨어내는게 우선이라 ㄷㄷㄷ





다행입니다. 일단 네임링과 내부 고정링은 굉장히 뻑뻑한

상태였으나 무사히 잘 풀려나왔습니다.





2군에 잔뜩 붙어있는 곰팡이가 보입니다. 조심스럽게 렌즈를 

탈거하고 어떤 방식으로 처리할지 잘 살펴봅니다. 


3매가 접착되어있는 부분인데 새어나온 발삼면에서 

균사체가 자라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발삼은 전나무 등의 수액을 채취한 것으로 분리하면

실제로 송진냄새가 나는데, 발삼면이 노출된 

드렌즈의 경우 이것을 양분삼아 자라나는

것이 아닌가 의심해보았습니다.





1, 2군을 빼낸 모습입니다. 이 렌즈의 경우 조리개의

상태역시 좋지 않았습니다.  짜이스의 초기 렌즈들의 경우 

이렇게 스틸 소재에 부식을 막기 위해 금속 코팅을 입히거나 표면을

산화처리, 도색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 대부분 이렇게 코팅이 벗겨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과정에서 떨어진 코팅 조각들이 렌즈 안에서 돌아다니거나

조리개날에 부하를 주고 날이 찌그러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3군의 모습입니다. 역시 3매가 발삼으로 부착된 곳으로

이쪽에는 곰팡이는 적지만 헤이즈가 끼어있군요.


 



측면에서 빛을 비추어보면 알이 투명하게 비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발삼역시 일부 팽창되면서 삐져나와 경통부에도 가루가 붙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도 렌즈 작업 전 모두 닦아줍니다.




3군, 1군, 2군 렌즈의 모습과 경통, 네임링, 리테이닝링.





이부분에서 상당히 애를 먹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부식이 이미 많이 진행된 상태입니다.

몇일간 전처리를 한 후 무사히 분리하였습니다.


무코팅 렌즈인 초기형 조나를 비롯하여 상당수의 

전전형 조나가 이 과정에서 잘 열리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억지로 힘을 주거나 할 경우 '삑사리'가 나면서 링이나 

경통에 큰 상처를 내므로 가급적이면 이 과정에서 

진행이 안될 경우 수리점이나 전문가에게 의뢰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대로 이상 생산되지 않는 올드렌즈는 가급적 원형을

보존하는 것이 후세를 위해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상대로 경통의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황동소재인 메인경통과 나사산이 모두 부식되어

하얗게 올라온 상태입니다. 왠만해서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는

마운트 경통 내부도 부식이 되었습니다.





표면부식을 제거하고 조리개링과 전체부위에 소량의

유막을 입히고 천으로 깨끗히 닦아내어 더이상 

부식이 진행되지 않도록 합니다.





조리개날의 상태입니다. 텐션이 많이 간 부분은 주름이 진 상태이며

조리개 고정링에 고정되는 리벳이 빠진 조리개도 있습니다. 

이부분은 여분의 조리개날을 이용하여 교체해주었습니다.


떨어질만한 페인트는 제거하고 조리개날을 앞뒤로 하나하나 닦아낸 뒤 재조립합니다.





제일 신경쓰이는 마지막 조리개날...

자칫 전체 조리개가 흐트러질 수 있으므로

최대한 조심조심 끼워넣습니다. 


옛날에 처음 작업했을 때는 이걸 안풀리게 한다고 

나일론 실로 묶어놓고 작업했을 때도 있었습니다. ㅋㅋ





본격적으로 곰팡이 제거에 들어갑니다.

상태나 코팅의 종류, 곰팡이 진행여부에 따라 

적절한 방법을 적용합니다.





다행히 큰 흔적없이 모두 제거 되었습니다.





조리개날이 원형의 구멍을 만드는지 확인하고

2군 렌즈를 끼워 넣습니다.





3군의 테두리에 자리잡기 시작한 곰팡이를

제거하고 기타 먼지, 헤이즈를 클리닝 합니다.





조립을 마친 상태의 Carl zeiss Jena Sonnar 5cm F1.5 T 렌즈.


이 렌즈는 세계제2차대전이 발발했던 당해년도인 1939년의 생산개체입니다.

일반적인 전전형 무코팅/코팅 조나의 경우 조리개링과 경통, 마운트 부 모두

강한 광택의 크롬도금이 되어있는데 반해 이 렌즈는 크롬 도금이 된

부분과 무광택으로 산화처리된 부분이 공존합니다. 


이후에는 아예 전체가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개체도 등장하게 되는데

이렇게 전쟁통에 부분, 혹은 전체 소재가 바뀌거나 디자인이 여기저기 변경된

혼종개체들이 여럿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초점의 경우 상당수의 개체들이 Nikon RF

바디에서 핀이 맞는 특이한 양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클리닝이 모두 완료된 사진입니다.

영롱한 블루 코팅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전전형 개체 중 특히 이번 포스팅의 개체와 같은 경우

콜렉터들에게 좀 더 인기가 있는 편입니다. 


묘사특성은 날카로움보다 부드러운 묘사로 색수차는

오히려 보라색 코팅의 전후형 조나들보다 적게 나타납니다.

컬러톤은 사진과 같이 블루 코팅된 전전형 개체들이 

좀 더 웜톤의 색감을 나타냅니다.



시간은 많이 소요되었지만 왠지 북새통 속에서 우여곡절 끝에

80년의 역사를 간직해 온 렌즈라서 그랬을까요, 

개인적으로 많은 애착이 간 작업이었습니다.


긴 수리기를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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