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에 발매된 Summicron 50mm F2 Collapsible LTM(Leica-Thread-Mount)렌즈는 작업해보면 얼마나 많은 정성을 들여 만들었는가를 몸소 체험할 수 있는 렌즈입니다. 주미크론 리지드가 단단하면서 틀림없는 만듦새를 갖는다면 확실히 침동크론은 굉장히 세련되고 섬세한 느낌입니다. 그만큼 손이 많이가고 신경써야할 렌즈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렌즈 상태가 좋지 않은 것들이 굉장히 많고 분해하지 않은 출고상태의 렌즈도 후핀 현상이 제법 있습니다.
이번에 작업한 렌즈는 그야말로 분해되지 않았던 렌즈로 내부 헤이즈와 먼지 이외의 클리닝 마크는 내부에 하나도 없는 상태였습니다. 특히 이 렌즈는 대물렌즈가 멀쩡한 것이 거의 없다시피한데 이런 렌즈야 말로 평생 소장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후옥과 대물렌즈의 일부 스크래치를 빼면 공장에서
렌즈 조립시 남은 붓질자국 이외의 클리닝 마크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렌즈를 만나면 흥분이 됩니다. (왜지?)
헤이즈는 심하지 않은 상태로 좋은 상태로 보관되었음을 알 수 있으며
조리개날 유막을 타고 유입된 기름이 산패되어 테두리쪽부터
헤이즈가 생긴 상태입니다.
다행히 건조한 상태로 유지되었고 내부의 기름이
이미 거의 말라 더이상 렌즈표면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습니다.
기름기가 많은 경우 렌즈 표면에 고착되어 점상침식을
일으키거나 렌즈의 열화가 진행됩니다.
침동튜브를 분리하기 위해 후옥부터 분리에 들어갑니다.
경통에서 나사하나를 풀면 분해가 되는데 침동식 렌즈들은
이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굉장히 골치 아파지므로
가능하면 직접 분해는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헬리코이드와 렌즈 경통이 분리되었습니다.
이어서 렌즈의 전옥부와 후옥부를 분리합니다.
독특하게 조리개날이 맞닿아 마찰이 생기지 않도록
투명한 플라스틱 스페이서가 들어가있습니다.
이제 렌즈 후옥을 경통에서 분리해냅니다.
리테이닝링이 깊은 곳에 있어 전용공구 없이는
렌즈 테두리나 흑칠을 벗기게 되므로
역시 주의를 요하는 부분.
초기 렌즈 특유의 푸른 코팅이 아름답네요.
라이카 전성기의 불타는 듯한 앰버 코팅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푸른 빛이나 보랏빛 코팅보면
정신을 못차립니다;;
조리개링을 풀고 조리개날도 분리합니다.
기름의 오염이 심각해서 날에 텐션이 많이 가고 있었습니다.
분리된 5군 렌즈뭉치
렌즈는 6군 7매의 구성으로 F2 렌즈 치고는
상당한 정성이 들어간 렌즈입니다.
헬리코이드부의 클리닝 및 윤활을 위해 이부분도 분리합니다.
이제 전옥부의 렌즈를 분리합니다.
Summicron 50mm F2 침동식은 아래와 같이 1군과 2군의 렌즈에
일정한 곡률을 가지는 lens to air, air to lens 방식으로 설계, 중간의 빈 공간이
렌즈 역할을 합니다. 덕분에 수차를 줄이고 컨트라스트를
비약적으로 올리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Summicron 50mm F2 Collapsible-Diagram.
네임링을 분리하고 전옥부의 광학부를 분리합니다.
중간 중간에 폴리카보네이트 링이 들어있어 렌즈간의 유착과
테두리면의 흠집을 막는 섬세한 구성입니다.
저는 침동크론의 요 2군 렌즈를 제일 좋아합니다.
원래 덕후는 이런 특정요소에 집착하기 마련이죠...?
각 렌즈군의 체크, 렌즈 내부의 열화나 표면의 점상 침식은 다행히 보이지 않네요.
렌즈를 열었을 때 내부의 기름기가 거의 없는 건조한 상태였는데
덕분에 렌즈는 아주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조리개들이 들러붙어 있으나 기름은 모두 마른 상태.
그래서 렌즈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았습니다.
깨끗히 닦아냅니다.
분해상태의 Summicron 50mm F2 Collapsible 1st.
렌즈 클리닝에 앞서 각 경통부를 닦아줍니다.
수십년간 작동되면서 내부에서 일어난 마찰로
떨어진 먼지나 금속가루 등을 닦아주면 추후
내부에서 떨어지는 먼지, 입자등을 최소화 할 수 있습니다.
작업비용와 기간이 길거나 다소 비싸지 않은가라는
말씀도 있지만 렌즈의 클리닝은 이러한 연유로
오버홀로만 진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항상 다시 열일이 없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조리개날을 닦아내고 재조립하였습니다.
사진은 렌즈에 유막+헤이즈가 생긴 모습입니다.
아시다시피 유막은 표면의 반사율을 바뀌게 하므로
보시는 것 처럼 코팅의 컬러에 변화를 주게 됩니다.
좀 더 자세히 보기 위해 LED로 보면...
이런식으로 헤이즈가 닦여집니다.
기름성분이 오랫동안 표면에 붙어있으면
렌즈의 표면이 열화되게 되고 침식이 일어나
나중에는 헤이즈가 닦여도 렌즈 표면에
점상의 흔적이 남게 됩니다.
이 렌즈는 건조하게 잘 보관이 되어
점상 침식 없이 잘 닦였습니다.
분해되지 않은 렌즈였기 때문에 내부 렌즈에는 애초에 클리닝 마크가
없었고 역시 흔적없이 렌즈 클리닝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침동크론의 2군...아름답다.
대물렌즈의 클리닝이 완료되었습니다.
대물이다 보니 스크래치와 찍힘, 테두리 이물질흔적이
일부 존재하지만 이정도면 침동식 50크론 치고 굉장히
좋은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물렌즈도 조립해 넣었습니다.
\
손에 땀이 차기 시작하네요;;;
3군렌즈의 클리닝.
마지막 4군의 클리닝. 촬영하는 동안에도 먼지가
앉을 수 있기 때문에 촬영후 조립직전 블로워와
잔 먼지들을 모두 다시 체크합니다.
조립을 마쳤습니다.
이제부터는 경통 조립을 하면서
핀교정에 들어갑니다. 클리닝 만큼
시간이 들어가는 부분인데 칼핀이 나올 때까지
풀었다 재조립하면서 거리를 맞춰갑니다.
비로소 작업이 끝났습닏!!
침동식 크론의 작업은 좀 피하고 싶지만
하다보면 보람이 가장 큰 렌즈이기도 합니다.
그리고...진짜로 완벽한 한개는 가지고 싶은 렌즈입니다.
Leica M10-D | Leica M8 |
작업을 맡겨주신 분께서 함께 보내신 Leica M8.
렌즈의 움직임에 따라 이중상이 정상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밀려들어가면 고정되는 현상으로 레인지파인더 커플링
부분의 윤활이 필요한 상태로 이 부분도 함께 작업하였습니다.
Leica M10-D / Leitz Summicron 50mm F2 Collapsible
마지막으로 실전에서 급히 테스트해보았습니다.
기본적으로 M10 계열이 가장 안정된 라이카 디지털 M으로
올드렌즈를 물려도 좋은 결과물을 뽑아주지만
어느정도 한계가 있는데 침동크론의 이미지는 역시 좋았습니다.
Summicron 50mm F2 Rigid에 비해서는
개방에서의 선예도는 약간 낮고 수차도 살짝 발생하지만
올드렌즈치고 상당한 성능을 보여주며 코팅이 약해
암부가 뜨거나 하는 현상도 없습니다.
약간의 글로우가 오히려 화상 전체를 부드럽게 감싸는
느낌이면서 크게 눈에 띄지 않아 무척 만족스럽습니다.
빛망울 역시 과하지 않게 살짝 도는 느낌이 좋네요.
이처럼 깨끗한 렌즈를 구하는게 관건이지만 긴 시간을
들여서라도 하나쯤 소장하고 싶은 렌즈입니다.
Leica M10-D / Leitz Summicron 50mm F2 Collapsible @f2
Leica M10-D / Leitz Summicron 50mm F2 Collapsible @f2
Leica M10-D / Leitz Summicron 50mm F2 Collapsible @f2
Leica M10-D / Leitz Summicron 50mm F2 Collapsible @f2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