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팩트한 Leica M마운트 바디의 대명사 Leica CL은 노출계의 간섭으로 인해 장착할 수 없는 몇몇 렌즈들을 제외하면 사실상 현존하는 M 마운트 바디 중 가장 미니멀하게 M-시스템을 즐길 수 있는 카메라입니다. 게다가 기계식 셔터를 가지고 있어 언제든 오버홀을 통해 새 삶을 불어넣어줄 수 있죠. 그러나 이 작고 가벼운 스냅슈터에게도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바로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필름스풀입니다. 플라스틱은 오랜 시간 자외선이나 외기에 노출되면서 경화가 되기 시작하고 본래의 탄성을 잃어버리면서 크랙이 생기기 쉬워집니다. CL을 중고로 구매할 때 대부분 노출계의 상태는 확인하지만 이 필름스풀의 크랙은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지요. 게다가 이상하리만치 오랫동안 애프터마켓 부품의 제작이 없어 타 카메라에서 부품을 공유해왔었는데요, 이제 그 해결책이 생겼습니다.
Leica CL은 저 역시 휴대성이 좋아 지금도 가지고
있는 바디로 일전에 스풀이 갈라지면서 더이상
촬영을 못했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CL 바디를 오버홀 하게 되면 반드시
확인하는 부분이 바로 이 스풀입니다.
부품이 흰색인데다 크랙이 가는 부분이 하판쪽이라
쉽게 눈에 띄지 않는데요, 포지티브 필름과 같이 두꺼운
필름을 사용하거나 너무 빠른 속도로 와인딩하게
되면 크랙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스풀의 교체를 위해 먼저 기존의 스풀을 분해하도록 합니다.
역시 스풀에 크랙이 간 상태라 당장 사용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이왕이면 이번기회에 스풀을 제작해보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CNC 가공과 3D 프린팅 쪽을 알아봤으나 부품이 작고 내측의
디테일이 복잡해 두가지 방법은 쉽지 않은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이에 오버홀을 맡기신 네반님께서 황동주물 제작을 통해
복제가 가능하다는 소식을 전해주셨고 약 2주간의 시간을
통해 제작된 부품을 공수해주셨습니다.
제작방식 상 마감이 되지 않은 부분들을 2차가공하고
표면처리를 하여 필름이 잘 들어가도록 손본 뒤 오버홀
과정에서 스풀을 교체해주었습니다.
업그레이드된 황동 스풀의 아름다운 모습.
비로소 기계식 셔터를 장착한 LEICA CL은 금속으로된
스풀을 이식받고 무병장수 영생의 삶을 얻게 되었습니다.
기능적인 완성도는 물론이거니와 필름을 넣고 뺄 때마다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면 지극히 정상입니다.
아래 오버홀 과정 중 일부를 소개하며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희한하게 CL은 꼭 저 위치에서 필름 조각이 발견되곤 합니다 ㄷㄷ)
*황동스풀의 교체 및 CL의 오버홀 기간은 대기가
없는 상태에서 약 2주 정도 소요됩니다.
LEICA CL / Light Lens Lab CHINA 8 Element & Summilux 35mm f1.4 1st Steel rim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