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역꾸역 작업에 매진하느라 거의 블로그가 죽은 상태였습니다. 오늘은 애들 눈썰매 태우느라 기진맥진한데다가 하루를 치맥으로 마무리해서 작업은 접고 간만에 키보드를 두드리기로 했습니다! 작년 여름인가 작업했던 렌즈인데, 필름시절 안써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던 Contax G system의 Planar 35mm F2 렌즈의 클리닝과 Leica M conversion Kit를 다루어보려고 합니다. 1996년 출시되어 2005년 단종 된 G planar 35mm F2는 5군 7매의 구성으로 Summicron 35mm F2 V4와 흡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두 렌즈가 거의 동일한 느낌의 묘사를 보여줍니다. 일반적으로 현대의 렌즈는 광각영역에서 비오곤이나 디스타곤 설계를 바탕으로 채택하는 반면, 올드 짜이스 35mm F3.5에 뿌리를 두는 전통적 설계를 바탕으로 대구경화된 플라나를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렌즈입니다.
CONTAX G Carl Zeiss Planar T* 35mm F2 Diagram
*덧: 컨버젼 작업진행 및 M 마운트 하우징(블랙/실버) 구매관련문의가
여러 채널로 분산되어 카카오톡으로 채널을 통일합니다.
문의가 있으신 분은 톡으로 연락주시면 답변드리겠습니다.
이번 작업은 G-system의 Planar 35mm F2를
M 마운트로 컨버젼 하는 작업을 함께 진행하였습니다.
사진은 중국제 컨버젼 키트로 전체 황동으로
제작되어 상당히 묵직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컨버젼 키트는 이미 조립이 완료된 상태로 여기에 G 렌즈를
분해, 렌즈 경통을 집어넣는 방식의 작업이 필요합니다.
작업자체는 간단하지만 대부분의 키트가 동봉된 시밍링만으로는
정밀한 초점을 맞추기가 힘들어 약간의 핀오차가 발생하므로
칼핀을 만들기 위해 추가적인 작업이 필요합니다.
작업에 앞서 Planar 35mm F2 G 렌즈의 분해가 필요합니다.
분해하면서 렌즈군 역시 클리닝을 하여 완벽한 상태로
사용하시길 원하셨습니다.
렌즈를 체크합니다. 일부 구간 헤이즈, 먼지들이 보이므로
컨버젼을 할 겸 클리닝을 함께 진행합니다.
렌즈군을 차례차례 분해합니다.
한창 잘나가던 시절의 일본제 특유 정밀하고
깔끔한 부품 설계와 조립 상태가 인상적입니다.
이제 컨버젼 키트 분해에 들어갑니다.
조리개의 클릭스탑의 끊김이 약해 좀 더 딱딱 끊기도록
강도를 더하는 작업과 헬리코이드 조작감 개선을 함께 진행합니다.
묵직한 통 황동의 느낌이 생각보다 꽤 훌륭합니다.
디테일적인 마감은 조금 아쉽지만 작업을
마치고 셔터를 눌러 레인지파인더와 커플링된
G 렌즈를 진득한 결과물을 확인하는 순간
이 모든 단점은 망각하게 될 것입니다.
클릭스탑을 끊어주는 부분은 스프링과 쇠구슬로
제작된 고급 사양입니다. 보통 제작비를 줄이기 위해 꺾쇄를 이용하는데
전자식으로 제어되는 G 렌즈의 작동을 M 렌즈의 방식으로 제대로 구현하였습니다.
보통 제작비를 줄이기 위해 여러 부품을
배치하고 황동은 헬리코이드에만 사용하는데
통 큰 중국은 황동을 그냥 깎아 넣었네요 ㄷㄷ
역시 대륙의 스케일!
헬리코이드의 간격도 시원시원하네요 ㄷㄷ
간격이 넓은 만큼 조작감의 한계는 있지만
특별히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Contax G planar 35mm f2 / Lens conversion Kit
제작된지 몇년되지 않은 황동이라 번쩍번쩍합니다.
우리가 보통 보게되는 올드렌즈의 황동은 거무튀튀하게
표면이 산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이런 부품이나
현행 M 렌즈의 부품도 오랜 시간이 지나면
결국 갈색으로 변하게 됩니다.
클릭스탑 조작감을 개선하기 위해 스프링을 교체합니다.
조립을 위해 각 렌즈군의 클리닝에 들어갑니다.
강력한 T 코팅으로 고착이나 열화 없이
아주 깨끗하게 클리닝 되었습니다.
중간 렌즈군의 클리닝 및 조립.
후옥의 클리닝 및 조립.
시밍을 마치고 렌즈 조립을 완료한 뒤 네임링을
조립하고 작업을 마무리 합니다.
원래 레터링의 컬러는 레드입니다.
옐로우 타입을 좋아하셔서 레터링은 옐로우로 변경해드렸습니다.
레터링 작업을 해보면 레드라고 무조건 이쁘다기 보다는
익숙하지 않은 컬러에서 더욱 만족감을 느낀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요, 이를테면 블랙에 레드 각인 밖에 없는 경우
오히려 옐로우가 이뻐보이는 경우가 제법 있음을 알게 됩니다.
결국 모든 취미삽질의 본질은 Rarity를 찾아가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Leica M10-D / Contax G planar 35mm f2 Lens conversion
Contax G Planar 35mm F2(Left) / Summicron 35mm F2 V4(Right)
Summicron 35mm F2 V4와의 비교 테스트입니다.
중앙부에서 주변부까지 이동하며 변형되는
빛망울의 형태가 거의 동일한데 콘탁스 쪽이
미세하게 좀 더 둥근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T 코팅의 플라나가 그림자 쪽을 보면
좀 더 짙은 콘트라스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비록 Contax G Planar 45mm F2와 G Biogon 28mm F2.8의
명성에 가려져 있지만 Planar 35mm F2의 결과물 역시
콘탁스 T 코팅에 더해진 플라나 특유의 진한 컬러와
컨트라스트를 계승하고 있습니다.
또한 디스타곤이나 비오곤 설계에서 느낄 수 없는
초점면 바깥에서 피사체를 부드럽게 감싸는 잔존수차의
매력과 원형에 가까운 보케의 형태에서 더해지는
공간감 역시 이 렌즈만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개체 차이와 촬영 환경에 따라 6군 8매의 성능을
이끌어 내지 못하는 장소에서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굴릴 수 있는
Summicron 35mm 4세대의 가격이 많이 오른 시점에서
동일한 광학성능과 아름다운 보케, 진한 색감으로 과거 필름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G Planar 35mm F2 역시 35mm 화각의구성에
또다른 대안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작업이었습니다.
Leica M10-D / Contax G planar 35mm f2 @F2
Leica M10-D / Contax G planar 35mm f2 @F11
Leica M10-D / Contax G planar 35mm f2 @F2
Leica M10-D / Contax G planar 35mm f2 @F2
Leica M10-D / Contax G planar 35mm f2 @F8
Leica M10-D / Contax G planar 35mm f2 @F2
Leica M10-D / Contax G planar 35mm f2 @F2
Leica M10-D / Contax G planar 35mm f2 @F2
Leica M10-D / Contax G planar 35mm f2 @F2
Leica M10-D / Contax G planar 35mm f2 @F2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