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FX100RF에 이어 최근 출시된 후지필름의 디지털 하프카메라 X half 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저는 사실 135 포맷 풀프레임 시스템의 부재로 후지 디지털 바디의 흥행이 그리 성공적이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예상을 뒤엎고 강력한 필름 시뮬레이션 모드와 사용자의 취향을 핀포인트로 공략하는 상품 기획으로 출시모델마다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백오더로 생산물량을 조절하고 있는 자사의 필름상품들 처럼 찔끔찔끔 풀고 있는게 아니냐라는 푸념도 함께 쏟아지고 있습니다만...ㅎㅎ
여하튼 오늘은 이렇게 크롭바디의 틈새를 노려 어느새 중형디지털까지 라인업을 갖춘 바디왕국으로 성장한 후지필름의 역사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후지논 50mm F1.2 렌즈의 오버홀과 그와 관련된 짧은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작업이 의뢰된 렌즈는 내부의 곰팡이로 보이는 흔적과 기타 내부에 떨어진 미세입자들, 헤이즈와 조작시 무거운 토크감을 개선하고자 입고되었고, 전반적인 내외부의 상태는 아주 좋은 편. 콜렉터 아이템의 경우 가급적 손을 대지 않고 오랜 기간 보관된 경우가 많아 분해시에 결속링이나 기타 내부의 상태에 고착이 있는 경우가 잦아 무리한 힘을 가할 경우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이에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후지논 렌즈들을 높이 평가하는 것은 광학적 성능 뿐만 아니라 렌즈를 구성하는 부품들이 그 용도에 따라 효율적으로 그룹화 되어있다는 점에 있다. 조리개를 수납하는 수납부와 조리개링 조작부, 헬리코이드 파츠가 모두 그룹별로 분리 되는데 이는 가급적 부품 수를 줄이고 단가를 낮추기 위한 다른 LTM 렌즈들과 차별화 되어있다.



광학계는 세월의 엷은 흔적들을 제외하고 아주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2군과 3군은 각기 3장씩의 렌즈를 접합하여 밝기와 수차의 억제를 한다.




작동부의 클리닝, 헬리코이드 외장재 내부로 각종 오염물들과 먼지들이 끼어있다. 주로 카메라를 걸고 다니면 의류와 마찰이 생기면서 떨어지는 먼지들이 주를 이루고 이것들이 땀이나 기름들과 엉키면서 고착화 되고 표면 침식이 일어날 수 있다.






헬리코이드의 토크 조절을 위해 각 부분에 필요한 점도를 가진 그리스를 도포한다. 조립 전 외장 및 내장 부품을 깨끗히 청소한다.



조리개의 조립 및 클리닝이 완료된 렌즈. 곰팡이의 경우 사멸한지 너무 오래된 경우 해당 부분의 코팅이 같이 벗겨지거나 변색이 될 수 있는데 다행히 코팅 손상이나 흔적 없이 깨끗하게 제거 되었다. 내부 경통 측면이나 렌즈 구석 부분에도 곰팡이 균체가 남아있을 수 있으므로 보이지 않아도 모두 꼼꼼하게 닦아내었다.



과거 일부 올드 대구경 렌즈들은 렌즈와 필터림의 높이가 거의 비슷해 필터 유리면의 높이가 낮은 필터를 사용할 경우 사진과 같이 필터와 맞닿아 유리끼리 간섭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후지논은 첫번째 사진처럼 필터를 안정적으로 장착할 수 있도록 어뎁터가 있는데 모두 58mm 직경으로 설계되어 이질감이 없이 필터를 안전하게 장착할 수 있도록 배려되어있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후지논 50mm F1.2 렌즈에는 특이하게 큰 경통임에도 초점노브의 역할을 겸하는 무한대 잠금버튼이 존재한다. 대구경 렌즈의 경우 무게와 쏠림현상 때문에 이런 초점노브를 넣지 않는데, 후지논은 정밀하게 가공, 윤활된 헬리코이드가 이 초점노브를 살짝 미는 것으로도 전 구간을 망설임 없이 활강을 마친다. 마지막으로 경쾌한 소리를 내며 버튼이 결착되고 비로소 작업은 완료.


곧 렌즈 소개 카테고리에서 예제 사진과 함께 대략적인 정보를 다시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