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블로그가 아니면 볼 수 없는, 누구도 궁금해하지 않지만 '세기의 대결'이라 칭할 수 있는 비교테스트 하나를 또 포스팅 합니다. 올드렌즈 중 최고의 50mm라고 불려왔던 Carl Zeiss Tessar 50mm F3.5 Rigid(삼반테사)와 희귀렌즈로 그 성능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침동식 Micro-Nikkor 5cm F3.5를 비교해보았습니다.
리지드 테사는 삼반테사라는 애칭으로 익히 들어 알고 계실 겁니다. 세련된 외관만큼 현대적인 컬러밸런스와 이지러짐 없는 주변부로 '독수리의 눈'이라 불려왔던 Tessar 설계의 완성을 가져왔던 렌즈입니다.
SONY A7 / Micro-Nikkor 5cm F3.5 @3.5 | SONY A7 / Carl Zeiss Tessar 50mm F3.5 @3.5 |
먼저 원본크기의 사진 두 장입니다. 둘 다 개방조리개 값 F3.5의 렌즈이기 때문에
빛망울이 크지 않아 아주 특징적인 차이는 눈에 띄지 않는 것 같아 보입니다.
걱정 하지마세요, 지극히 올바르게, 정상적으로 사진생활을 하고 계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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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는 여기서 다음과 같은 짓을 합니다.
Micro-Nikkor 5cm F3.5 @3.5 | Carl Zeiss Tessar 50mm F3.5 @3.5 |
원본을 확대하여 비교해봅니다;;
이제 차이점이 보입니다. Micro-Nikkor는 거의 최신의 현행렌즈와 동일한 해상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50년대 최고의 표준렌즈라는 평을 가지고 있는 삼반테사와의
비교에서 이정도 격차가 벌어질 줄은 몰랐습니다.
모름지기 올드렌즈라면 오른쪽이 정상이고, 왼쪽이 비정상입니다.
니콘은 1956년에 대체 무슨일을 벌인 걸까요?
Micro-Nikkor 5cm F3.5 @3.5 | Carl Zeiss Tessar 50mm F3.5 @3.5 |
화면 끝단의 크롭입니다. 보통 왜곡이 잘 억제되는 50mm 렌즈라도 상면만곡에
의한 주변부의 늘어짐이나 화질저하게 생기기 마련인데, Micro-Nikkor는 거의
우상단의 잎이 거의 중앙부와 비슷한 상태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Micro-Nikkor 5cm F3.5 @3.5 | Carl Zeiss Tessar 50mm F3.5 @3.5 |
빛망울의 형태입니다, 화면 좌상단이며 삼반테사의 경우가 주변부에 테두리가
약하게 나타나며 조금 더 강한 느낌의 빛망울을 나타냅니다.
1950년대의 칼 자이스는 광학적으로 가장 뛰어난 렌즈를 제작할 수 있는
제조사였습니다. 그 중 Rigid Tessar, 삼반테사라는 별칭으로 구분되어 불리는
Carl Zeiss Tessar 50mm F3.5 Rigid는 서독 광학기술의 자부심으로 출시당시
동독의 예나와 교류가 잦았던 50년대 초반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독에서만 Contax iia, iiia
바디와 이 렌즈를 함께 판매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멋진 성능을 보여주는 렌즈입니다.
사실 그래서 Micro-Nikkor 5cm F3.5를 구입하기 전에 적잖은 망설임이 있었습니다.
아무리 국내외에 없는 정보를 밝혀내고 공유하기 위한 Nikon RF 블로그라하더라도
그짓을 위해 Tessar 50mm F3.5 Rigid의 4배에 가까운 금액을 지불할 만큼 가치가 있는가?
올드렌즈를 사용하면서 렌즈의 선예도를 크게 따지지 않는다고 해도
객관적으로 그 렌즈만이 가지는 장점이 없다면 소용이 없는 일이었습니다.
애초에 조리개 특성상 개방시 빛망울의 개성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었고,
휴대성을 강조한 침동식이라는 구조, 900개만 생산된 희귀렌즈라는 사실도 매력적이었지만
뭔가 적어도 객관적인 부분에서 납득시킬만한 이유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여러 렌즈들과 비교테스트를 해왔고 비로소 확실히 이 렌즈만이 가지는 특성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삼반테사가 50년대 최고의 50mm라면 마이크로 니코르는
20세기 최고의 50mm라고 칭하고 싶습니다.
(무언가 얹혔던 체증이 쑥 내려가는 이 기분, 날아갈 것 같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