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바디를 수중에 넣게 되면 반드시 해주는 작업이 있습니다. 일종의 진수식이랄까...의식같은 것인데요, 바디 상태가 어느정도인지 파악도 할겸 기본적으로 파인더를 닦아주면서 정을 붙이기 시작합니다. 역시 제정신으로는 읽어내려가기 힘든 블로그죠?
Nikon RF는 1950~1960년대에 생산되었기 때문에 사용되기 시작한지 50~60년은 지난 바디들이 대부분입니다. 중간에 오버홀이나 수리가 된 바디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바디들도 특유의 높은 신뢰도로 멀쩡하게 작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번의 Nikon S3 Olympic의 경우도 별다른 문제는 없었으나, 파인더 흐림 및 기타 청소작업을 위해 예외없이 커버를 열기로 했습니다.
생각보다 상태가 좋은 오리지널 블랙 페인트의 S3입니다.
이것은 1965년 생산된 마지막 배치 2000대 중 하나로 Nikon F가
생산되기 시작하면서 부품을 공유하게 된 바디입니다.
뛰어난 내구도의 티타늄 셔터와 보다 튼튼하고 민첩한 와인딩을
위헤 와인딩 레버 및 래칫, 스프링이 개선되었고 필름리와인딩 레버도
손잡이가 분리되어 돌아가는 매우 편리한 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올림픽 버젼 이전에도 오리지널 블랙 S3가 소수 존재하긴 했습니다.
650대 정도로 매우 희귀한 편이며, 레버 및 기타 부품은 F와 달리
오리지널 S3의 그것과 같습니다.
먼저 이중상 프리즘 부와 파인더를 체크합니다.
프리즘은 흐릿하게 무언가 묻어있는 상태입니다. 파인더부 역시
아주 좋은 상태는 아닌 것이 확인됩니다.
파인더의 청소를 위해 전면부 커버를 벗겨냅니다.
총 4개의 나사로 고정되어있는데, 나사 역시 황동으로
되어있어 각별히 주의하면서 풀어냅니다.
주의할 것은 드라이버 닙의 두께와 폭이 정확히 맞아 떨어지는 제품을
사용하지 않으면 대부분 나사의 모양이 망가지게 됩니다.
반드시 나사에 딱 맞는 드라이버를 사용해야 합니다.
나사를 풀고 커버를 위로 제끼면 아아...나타납니다.
재미있게도 누군가 흑연으로 1970이라는 숫자를 적어놓았습니다.
아마도 해당년도에 점검을 받았거나 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이런 흔적은 그냥 남겨 놓습니다.
언젠가 수리는 과거와의 대화라는 표현을
쓴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이러한 부분과 예기치 못하게
맞닥뜨리는게 의외로 큰 즐거움입니다.
이중상 프리즘을 보호하고 있는 유리부품과 플레어 차단 커버를 벗기고
글라스 면에 낀 헤이즈와 떼를 용제를 이용해 닦아 줍니다.
다음은 파인더부입니다.
역시 보호커버와 차광커버를 벗기고 닦아줍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ㄷ
파인더 클리닝을 끝내고 이중상을 교정합니다.
무한대에서 약간 넘어간 상태이고 상하도 틀어져 있어
1km 이상에 위치한 피사체를 기준으로 정확하게 교정합니다.
이중상 교정 나사는 작고 깊은 곳에 있기 때문에
Bergeon사의 드라이버를 사용합니다.
Bergeon사는 사진가들에게는 주황색의 시그니쳐를 가진
뽁뽁이로 잘 알려져있는데 정밀 시계등을 수리하는 공구를 만드는
스위스 회사입니다. 일반 드라이버가 쉽게 날이 무뎌지거나 휘는데 비해
이 회사의 제품은 강하고 단단하기 때문에 나사를 망가뜨리지 않습니다.
다음은 슬로우셔터 거버너, 저속제어부라고 하면 될까요?
저속 늘어짐의 문제는 이곳에서 발생합니다. 대부분 묶은 때나
기름덩어리, 표면의 부식이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좀 지저분합니다.
저속셔터에서 특별한 문제는 없지만 기왕하는 김에 청소하고
점도가 매우 낮은 윤활유를 도포하여 부드러운 작동감을 되찾았습니다.
깨끗하게 청소된 저속제어부의 모습입니다.
이제 다시 원위치 시키고 역순으로 조립해나갑니다.
이중상 교정과 파인더 클리닝, 저속셔터부 청소를 마친 니콘 S3 올림픽의 모습입니다.
때빼고 광내서 그런지 광빨이 더 나는 것 같네요!
렌즈 클리닝도 동시에 진행했는데, 이 파트는 따로 나누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SP가 그래왔던 것처럼 아주 오래오래 함께하고 싶은 카메라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