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세계제2차대전이 끝나갈 무렵 출시된 Steinheil Munchen Orthostigmat VL 35mm F4.5는 1854년 설립된 독일의 유서깊은 광학회사 슈타인하일 뮌헨에서 제조된 렌즈입니다. (Voigtlander는 설립년도로 보면 이보다 무려 100년 앞선 1756년부터 쇠를 깎았...) 이름에서 유추해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Orthometar 타입의 렌즈입니다.  1937년 발매된 Carl Zeiss Jena Orthometar 3.5cm F4.5와 유사한 이미지를 보여주지만 주변부의 광량저하가 주는 느낌이 매력적이고 선예도가 상당해 라이카 스크류마운트용 35mm 렌즈로 제법 인기가 있고 희귀해 매니아들이 즐겨쓰는 렌즈입니다. 귀여운 초점조절용 노브 2개가 상단에 달려있어 흔히 '미키마우스'라는 애칭으로 불리워서 마운트하면 꽤 귀엽지만 가끔은 싸이크롭스 버젼의 미키마우스가 떠올라 멈칫할 때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Steinheil Munchen Orthostigmat 35mm F4.5의

렌즈구성은  매니아층이 두터운 일본에서조차 2군 6매라는 설이

지배적이었고 간혹 2군 6매에서 4군 6매로 전환되면서

두 버젼이 존재한다는 이야기도 들려옵니다.


그러나 전체 렌즈를 2군으로  묶어버리는 구성은

꽤나 특이한(=변태적) 구성으로 리뷰에서도 소개한 

있는 Carl Zeiss Herar 3.5cm F3.5가 이와

비슷한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렌즈 구조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좀 더 자세히

나누어보도록 하구요, 일단 헤이즈는 이미지로

전송 받은 것 보다 심해 보였습니다.


이 렌즈는 한번도 분해가 되지 않았던 렌즈로

이렇게 오래된 경우 악성헤이즈가 되어 아예

지워지지 않거나 일부만 지워지고 남거나

클리닝마크만 남게 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이하게도 렌즈의 명칭을 각인하는 네임링과

조임링이 분리되어있습니다. 고착이 되어

시작부터 시간을 많이 잡아먹었네요.


각 제조사마다 특유의 설계 철학을

가지고 있는데 작업을 하면서 왜 이 부분은 이렇게 설계 했을까

하고 역추적해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필터나사산이 없는 것으로 오해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Leitz Summitar 5cm F2와 같이

필터나사산이 네임링 아래 깊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구경은 36.5mm이지만 필터링이 깊어

주미타용 필터나 39mm로 업해주는

변환링을 사용해야합니다.





조리개 앞 쪽에 위치하는 렌즈군입니다.





분해가 되지 않았던 렌즈이기 때문에

작업시 부담이 큰 편입니다.


일단 리테이닝링이나 나사의 부식이 있는 경우가

있어 고착되면 분해시 상처가 남는 경우도

있고 아예 열리지 않는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가지 방법을 시도해서 이번 렌즈도

무사히 분해에 성공하였습니다.




렌즈경통이 헬리코이드에서 분해되었습니다.

뒤이어 후옥부의 분해에 들어갑니다.





귀여운 모자를 벗은 미키마우스가..





헬리코이드의 오일도 상당히 경화되어 작동이

빡빡하므로 그리스 교체를 해주기 위해

분해 및 묵은 오일제거에 들어갑니다.





깨끗하게 작업 완료된 헬리코이드.





조리개 역시 오일이 잔뜩 붙어있으므로

전체 분해 후 클리닝합니다.


개방조리개값이 낮은 렌즈일수록

조리개날의 크기가 작습니다.

조리개날을 볼 때마다 과학시간에

배운 올챙이 세포분열하는 모습이 자주 

떠오르는데 이건 사이즈도

작아서 더 비슷하네요 ㅎㅎ





오르쏘스티그마트 35mm F4.5의 분해도입니다.





렌즈의 전체 분해모습, 보시는 것과 같이

Steinheil Munchen Orthostigmat VL 35mm F4.5는

4군 6매의 구성으로 1군과 4군에 2장의 렌즈가

접합되어있고, 조리개를 기준으로 양쪽에 위치한

2, 3군은 각각 1매의 렌즈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자료를 좀 찾아보면 Orthostigmat 35mm F4.5의

설계도가 아래와 같이 나오는데....




동일 설계의 명칭을 바탕으로

이 구성의 단면도를 찾아보면 아래와

같이 스타인하일에서 대판용 렌즈로

나온 설계를 바탕으로 그려진 것에서

발생된 헤프닝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실제로 2군 6매의 Orthostigmat 35mm F4.5가

존재할 수도 있습니다만, 아직까지 분해를 통해 접해본 적이

없고 생산시기와 수량이 짧고 적은 렌즈로써

동일한 경통에서 렌즈군의 구조가 통째로 바뀌는 일은

드물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스를 새로 도포하고

조리개는 하나씩 조립해 나갑니다.

이 렌즈의 경우 개방시 위치와 조립시

조리개의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개방시 수치를 잘 맞추어야 실제 노출값이

일치하게 됩니다.





렌즈의 헤이즈를 체크합니다.

대물, 대안 렌즈쪽의 헤이즈가

유독 심한 것으로 보아 조리개날 기름으로

인한 원인보다 외부 습기의 유입이 원인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내부 쪽 2, 3군도 일부 헤이즈가 끼어있고

조리개날에서 떨어진 미세입자들이 보입니다.





클리닝을 마친 전옥부의 렌즈 및 조립.

생산된지 70년이 경과한 렌즈라고

믿기 힘들정도의 컨디션입니다.


상처없이 피부관리를 아주 잘해왔네요.

빈티지렌즈에서 보이는 점상열화는 어느정도

자연스러운, 나이에 따른 옅은 주름이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지나친 자외선이나 기름에 의해

광학소재의 표면이나 내부에 변화가 일어나는

현상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후옥부의 클리닝을 마치고

렌즈를 조립한 뒤 경통에 렌즈부를

단단히 고정시킵니다.





시리얼번호에 페인트가 떨어져 나간 것이

자꾸 눈에 밟혀 깨끗하게 복원해주었습니다.


검은바탕에서 흰색이 떨어져 나간 것이나

은색경통에서 흑색 페인트가 떨어진 것은 먹선을

넣는 식으로 쉽게 복원이 되지만, 이렇게 검은 색이

떨어져 나가면 약간 골치가 아픕니다.





먼저 떨어진 부분을 포함한 언저리에 블랙을 다시 입혀주고

흰색 페인트를 흘려넣습니다. 각인에서 넘쳐나간

흰색 페인트를 벗겨내고 다시 떨어져나가거나 흰색페인트의

흔적이 남은 부분은 루페로 보면서 덧칠을 해주면 완성.


훨씬 보기 좋아졌습니다, 이제 다음단계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렌즈 백내장 수술이 완료 되었습니다ㅋ





렌즈는 최소조리개가 F4.5인 렌즈치고

경통부가 거대해보이는데요, 그래서 바르낙보다는

M바디나 Canon 7s 같은 중형 바디들과 잘 어울립니다.


특히 7s의 동그란 노출계 수광부와의 매칭이 정말 훌륭합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또 한가지를 알려드리자면, 이 렌즈는

2, 3군 렌즈에만 연푸른빛의 코팅이 되어있습니다.


Steinheil Munchen Orthostigmat VL 35mm F4.5가

컬러에서도 뛰어난 발색을 보여주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마 이런 무코팅과 코팅의 적절한 조화와 오쏘메타 타입 설계에서

특징적인 묘사력이 발휘되는 것이 아닐까요?


렌즈의 이미지는 굉장히 선명하고 맑은 느낌입니다.

간혹 흑백에서 좋거나 부드럽다라는 평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대부분 헤이즈가 있는 개체로 실제로 광학부의

백내장 수술한 미키마우스 할배는 칼같은

날카로움과 뛰어난 컬러를 보여줍니다. 


물론 해를 넣은 촬영에서도 아래처럼

맑고 투명한 이미지를 만들어냅니다.





Leica M10-D / Steinheil Munchen Orthostigmat VL 35mm F4.5 @4.5





Leica M10-D / Steinheil Munchen Orthostigmat VL 35mm F4.5 @4.5





Leica M10-D / Steinheil Munchen Orthostigmat VL 35mm F4.5 @4.5





Leica M10-D / Steinheil Munchen Orthostigmat VL 35mm F4.5 @4.5





Leica M10-D / Steinheil Munchen Orthostigmat VL 35mm F4.5 @4.5





Leica M10-D / Steinheil Munchen Orthostigmat VL 35mm F4.5 @4.5





Leica M10-D / Steinheil Munchen Orthostigmat VL 35mm F4.5 @4.5






-Fin-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둥이22 2019.12.28 06:1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렌즈가 너무나 잘 클리닝 되었습니다. 헤이즈를 제거하고 나니 완전 다른 렌즈로 다시 태어난 느낌 입니다. 그전에는 역광에서 빛이 많이 번지고 약간 흐릿한 이미지여서 오래된 렌즈 특성이라고 생각했는데 헤이즈 영향 때문이었네요.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시리얼 번호까지 페인트 칠해서 복원해 주셔서 감동입니다 ^^

    • goliathus 2019.12.28 12:06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둥이22님 이렇게 다시 찾아와주시고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같은 취미를 갖고 계신 분들과 소통하는 것이 가장 즐겁습니다^^

      렌즈마다 긴 세월동안의 사연이 있고 또 미래의 추억이 될 많은 순간들을 담아낸다고 생각하고 있다보니 저런 부분도 놓치고 싶지 않아지는 것 같습니다. 문득 70년의 시간동안 미키마우스는 세상의 어디서 얼마나 많은 장면을 보아왔을지 궁금해지네요, 앞으로도 좋은 구경 많이 시켜주세요^^

  2. 한누리 2019.12.28 21:4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오래 기다림 끝에 Steinheil Munchen Orthostigmat VL 35mm F4.5 오버홀을!!!

    LEICA, ZEISS, RODENSTOCK, STEINHEIL, VOIGTLANDER 참 대단한 렌즈 회사들이죠...
    특히 개인적으론 RODENSTOCK과 STEINHEIL 렌즈들은 상당히 맑으면서 컬러 밸런스가 오묘하게 생성되어,
    박선생님이 지적하신 뛰어난 컬러감과 선명함이 돋보이는 렌즈 특성을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저두 잠시나마 '미키마우스'를 사용했을때가 그림처럼 회상되네요...
    그런대 헤이즈가 잔뜩 꼬인 렌즈를 사용했으니, 오늘 올리신 상세한 자료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지금은 제 곁에 없으니, 기회가 되면 다시 구입해 정식 오버홀을 받아 제대로된 상태로 사용하고 싶네요!!!
    근데 가격이 자꾸 올라가서...ㅋㅋㅋ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이번건이 2019년도 마지막 오버홀/클리닝 소식이 되는지 모르지만,
    올 한해도 소중한 정보와 정성어린 오버홀에 감사드리며,
    2020년에도 '거인광학'의 무한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 goliathus 2019.12.29 22:5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그래서 그런지 이제 충무로 샵에서도 슬슬 다시 보이는 것 같더라구요, 라이카 다 써보신 무림의 고수분들이 꼭 써보시는 렌즈라고 오래전부터 들어왔던 렌즈라 작업에 좀 더 예를 갖추었습니다. ^^

      한누리님께서도 변함없이 새해에도 좋은 말씀 많이 나눠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20년에도 숨겨진 보석같은 렌즈들 귀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