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balux Avenon 28mm F3.5 LTM

 

문득 지금은 사라진 클래식포토나 라이카클럽넷 사이트에 남겨져 있는 주옥같은 스캔과 번역본 자료들을 찾아보다가 '아 역시 정보는 많은 시간이 지나도 다시 찾아볼 수 있고 그것은 세대를 거쳐 이어져야 하는 것이 옳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블로그로 돌아왔습니다.

 

  그간 인스타에 간단하게 올리는 방식으로 하고 있었는데 이것도 매우 귀찮았을 뿐더러 무엇보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쓰기엔 최악의 플랫폼이다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기에, 그리고 홍수같이 흘러가는 수많은 사진 위에서 떠내려가는 꽃잎을 건지듯 좋아요를 누르고 때론 좋은 사진들을 놓치고 하는 것이 뭔가 소모적이라는 사실에 염증이 느껴지더군요. 여하간에 저는 귀환했습니다. 물론 얼마나 자주 올릴지는 역시 미지수이지만 오늘 벼루었던 Avenon 28mm F3.5를 시작으로 다시 시작합니다. ㅎㅎ 

 

 

 

 

 

Avenon은 Kobalux 혹은 YK optical (Yokohama optical)라는 회사에서 1982년 출시된 4군 6매의 더블 가우스 타입 렌즈로 필터 사이즈는 43mm이며 나름의 팬케이크 형태에 가벼운 소재를 사용하여 컴팩트한 촬영을 즐길 수 있는 렌즈입니다.

 

(라이카포럼에 남겨져 있는 별이바다님의 정보에 따르면 Komura라는 상표명으로 잘 알려진 三協光機-SanKyo KohKi, 1951이 아베논의 시초라고 합니다. 내부 제조 방식이나 금속 마감 등에서 Komura의 느낌이 많이 느껴지는데, 실제로 개발 및 제조는 코무라의 공장장의 손길을 탔다고 전해지네요.)

 

포커싱 레버의 형태와 바디컬러에 따라 몇가지 형태로 존재하며 97년 생산분부터는 조리개날이 6장에서 10장으로 변경됩니다. 이 버젼은 통상 후기형의 멀티코팅으로 분류됩니다. 역광에서는 좀 더 강해지지만 6날 조리개 특유의 크라운 형태의 빛망울은 더이상 볼 수 없게 됩니다. 

 

 

 

나름 94년도 생산으로 생각보다 나이가 있는 렌즈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30년의 세월이 흐른만큼 내부에 헤이즈, 유막 및 여러 잔존 미세입자들이 보입니다. 조작감 역시 포커싱 탭을 사용하여 초점을 맞추기엔 경화된 그리스의 토크감이 상당히 무겁습니다.

 

 

아베논 렌즈의 경우 높은 확률로 분해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가 있는데, 최대개방 조리개 표시점이 렌즈 재질상 쉽게 돌아가기 때문에 추가적인 접착이라던지, 나사를 박는다던지 하는 모디파이가 이루어진 개체들이 자주 보입니다. 이 개체 역시 아예 분리가 되지 않도록 접착처리를 하여 한참 시간이 걸렸습니다.

 

고정을 하는 것은 좋지만 이후 렌즈에 문제가 생겼을 때 상처를 낼 수 있기도 하고 아예 손을 쓸 수 없는 정도가 되어버리는 경우도 있기에 분리를 할 수 있도록 처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이후 순조롭게 분해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특히 아베논은 후옥이 풀어지지 않으면 헬리코이드 및 네임링 분해가 불가능하기에 렌즈 경통과 헬리코이드 경통을 묶어주는 리테이닝링은 상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6개의 조리개 날을 가진 싱글코팅 개체입니다.

 

 

6장이 4개의 그룹을 이루고 있습니다. 일부 시간의 흐름 및 자외선 등에 따른 약한 정도의 표면침식을 제외하고 렌즈 표면은 훌륭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진 상 점으로 남아있는 것들이 입자 등의 고착 혹은 표면 침식의 흔적으로 올드렌즈일 수록 많은 편이나 현행 렌즈들에서 보이기도 합니다.

 

렌즈 각각에는 싱글코팅을 하고 있지만 각 군에 따라 블루와 골드의 코팅을 적용, 원하는 파장을 컨트롤 할 수 있도록 발전한 일종의  원시적인 멀티코팅의 형태라 할 수 있습니다. 

 

 

조리개의 움직임을 끊어주는 클릭스탑의 위치와 적절한 토크를 주기 위해 배합된 윤활유를 도포하는 사진.

 

 

CLA가 완료된 Avenon 28mm F3.5 렌즈의 모습. 무한대가 넘어가버리는 후핀 문제를 마지막으로 수정해주면 드디어 작업 종료.

 

 

 

 

Leica M10-D / Avenon 28mm F3.5 

 

Avenon 28mm F3.5 double focus knob (발매년도 생산배치)

 

Avenon 28mm F3.5 No. 81841 (발매년도 이전, 가장 빠른 시리얼)

후기형 Silver with classic knob

 

 

 

와 이렇게 보니 직전 작업기랑 비교해보시면 그동안 바디가 얼마나 혹사당했는지 알 것 같네요  표면의 검은 코팅이 거의 다 날아가버린 것 같습니다 ㄷㄷㄷ 아래는 보기 드문 형태의 초기형으로 렌즈코팅은 초기형 특유의 전면 싱글코팅과 두개의 포커스놉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렌즈의 컬러 재현력 및 묘사는 상당히 뛰어난 편입니다. 렌즈의 곡률이 높은 편으로 개방에서의 주변부 광량저하는 눈에 띄는 편이나 노련하게 명도가 높은 곳을 주변부에 배치하지 않으므로 이 상황을 피하거나 조리개를 조인다면, 미드톤도 함께 다운되면서 오히려 묵직한 느낌을 주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특유의 아름다운 플레어와 할로를 이용하여 피사체를 부각시키기 좋은 개성있는 렌즈로 초기형과 후기형의 플레어 강도는 비슷하나 할로가 좀 더 컨트롤 되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Leica M10-D / Avenon 28mm F3.5 @F11

 

 

Leica M10-D / Avenon 28mm F3.5 @F11  (1982)

 

 

Leica M10-D / Avenon 28mm F3.5 @F3.5  (1982)

 

 

Leica M10-D / Avenon 28mm F3.5 @F11   (1982)

 

 

Leica M10-D / Avenon 28mm F3.5 @F11  (1982)

 

 

Leica M10-D / Avenon 28mm F3.5 @F11  (1982)

 

 

Leica M10-D / Avenon 28mm F3.5 @F3.5  (1982)

 

 

Leica M10-D / Avenon 28mm F3.5 @F5.6  (1982)

 

 

Leica M10-D / Avenon 28mm F3.5 @F3.5 (1994)

 

 

Leica M10-D / Avenon 28mm F3.5 Left @F3.5, Right F11 (1994)

 

 

100g 정도 밖에 되지 않는 무게에 코트 주머니에도 들어갈만큼 얇은 초박형 설계, LTM 렌즈 치고 너무 작지 않아 적당히 손에 감기는 크기로 만지작 거리다 보면 어느새 가방도 없이 바디에 물려 현관을 나서고 싶어지는 그런 렌즈입니다. 28미리를 좋아하신다면 한번쯤 캐쥬얼하게 써보시기기를 추천드려봅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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