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다이버를 뒤로하고 검색질 끝에 찾은 시계는 바로 TIMEX T49905 크로노그래프였습니다. 뭔가 아웃도어스럽고 베어그릴스가 차고 다닐 것 같은 남성적인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반짝반짝 아름다운 인디글로 기능도 좋았고, 짙은 갈색에 크림색의 레터링의 조화도 밀리터리 느낌이나서 딱이었습니다.
하지만 단 한가지, 파란색의 문자판이 아니었습니다. 문자판만 파란색이었다면 여기서 긴 여정을 끝내고 이 시계를 사버렸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Danish Design이라는 단어도 몰랐을 것이고 불현듯 아프리카에서 돌아오는 비행기 기내 면세점의 SKYSHOP 잡지에서 봤던 파란 문자판의 젠틀하면서도 거칠어보였던 시계도 생각나지 않았겠지요.
Danish design.
SKAGEN 809XLTBN
에이 무슨 시계를 새로사냐, 그냥 있던거나 잘 쓰자, 이렇게 마음을 접어가던 그 때, 오키나와로 해외여행을 가게 되었습니다. 면세점에서 갑자기 시계 생각이 났고 아내가 자기도 뭐 살거 없냐는 말에 바로 그 시계가 떠오른 거였습니다. (날 탓하지 마오. 그 말만 아니었어도 이걸 지르진 않았을텐데...) 하지만 우린 이미 East sea를 날고 있었고 기내면세점에도 그 시계는 없었습니다;;; 결국 한국에 돌아와서 인터넷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데니쉬 디자인이란 말 그대로 덴마크에서 디자인한, 전형적인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의 심플하면서도 기하학적인 디자인을 뜻한다고 합니다. 디자인으로 유명한 북유럽 국가에서 디자인한 시계답게 이 시계는 아름다움과 소재의 간결함, 가벼운 무게까지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처음 책에서 봤을 때는 너무 진보적인 디자인이 아닌가 싶었는데 오늘 실물을 받아보니 가녀린 디자인에 무광택과 티타늄 사슬의 남성적인 조화가 신선하게 다가오는군요.
크로노그래프는 없지만 문자판에는 좀 더 실용적으로 요일, 날짜, 24시 시침판이 들어가 있습니다. 아 네, 그렇습니다. 바다같은 푸른색, 남자의 로망, 인디고 블루의 문자판에 붉은색의 포인트는 정말 아름답습니다.
스카겐로고가 박힌 박스
박스는 하얀색의 심플한 배경에 스카겐사의 로고와 레터링이 박혀있습니다. 아래쪽에는 덴마크의 어딘가로 생각되는 풍경이 오퍼써티 18% 정도로 흰바탕에 올려져 있네요. (ㅋㅋ)
문구가 인상적입니다. The Elements of Danish Design, 굳이 해석하자면 덴마크 디자인의 정수 쯤이 될 것 같습니다.
스칸디나비안 디자인답게 심플한 박스구성;;
박스를 벗겨내고 경첩처럼 된 내부 박스를 열어 젖히면 드디어 알맹이 등장, 사실은 비닐커버등등이 있지만 먼저 착용해보느라 다 벗겨졌네요;;; 박스포정 역시 심플합니다. 내부에는 인증서와 하나로 제작된 간략한 설명서가 들어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스카겐 코리아가 들어온지 얼마되지 않아 국내 수리 및 AS는 대부분 우편접수로 받는다고 하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럼 시계를 살펴볼까요?
데니쉬디자인다운 케이스 옆면 | 다이얼이 다양하게 들어감에도 무척 얇아 보인다 |
보이는 것과 같이 케이스 옆면의 굵기를 최소화해서 실제 착용시 케이스 측면에 걸리적거림이 전혀 없어 손목에 감기는 착용감이 아주 훌륭합니다. 게다가 티타늄 소재로 무게감마저 거의 안느껴집니다. 아, 북유럽 디자인에 이러다 반해버리겠네요;;; 글라스는 아주 약간 볼록한 스타일입니다. 티가 크게 나진 않지만 평면을 선호하는 저로써는 약간 아쉬운 부분이긴 합니다만, 디자인적인 면에서는 옳은 선택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스테인레스로 제작된 버클부분 | 스카겐 로고와 기능, 모델명등이 기재 | 버클은 이중 잠금구조로 되어있다 |
시계의 뒷백에는 모델명과 스카겐 로고, 재질등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이 되어 있으며 심플한 생김새입니다. 밴드(브레이슬릿)는 나사를 통해 다른 색이나 재질로 교체가 가능한 것으로 보이는군요, 뒷백은 특수한 도구가 없이는 열 수 없게 되어있습니다. 배터리를 갈려면 AS를 보내야 하겠군요;;;
밴드의 길이조절이 가능하다 | 이중구조로 잠기는 버클 | 버클이 잠긴 상태 |
이중구조로 된 버클은 견고하게 닫힙니다. 특히 한쪽 부분은 언제나 안쪽을 풀어서 길이를 조절할 수 있게 되어있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살이 찌거나;;; 할 경우에 번거롭게 AS를 보내지 않아도 되어 무척 편리하네요.
멋진 디자인에 가벼운 무게, 착용감으로 일상에서 필드워치 개념으로 사용하기 최적
실제로 착용해 본 사진입니다. 제 손목이 축구부 주장을 하던 여자 동기와 비슷한;;; 남자치고는 얇은 편이라 손목이 굵은 분들에게는 좀 작아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블루컬러와 무광블랙 덕분에 케쥬얼은 물론 포멀한 스타일에까지 잘 매칭이 될 것 같습니다.
최근에 국내에 들어온 브랜드인 스카겐의 남성시계, SKAGEN 809XLTBN Titanium Blue Dial 에 대한 총평은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의 아름다움과 메쉬소재의 브래이슬릿이 주는 가벼움, 티타늄으로 제작된 케이스의 견고함까지 세가지 장점을 고루 갖춘, 북유럽 출신의 새로운 필드워치의 강자라고 평하고 싶네요. 최근 번번히 실패하던 저의 선택이 이번에는 성공한 듯 합니다. : ) 지나가긴 했지만, 발렌타인데이 남자선물로도 적당하지 않을까 싶네요!
깨알같은 야광기능, 알아보기는 거의 힘들다, 그래도 없는 것보단 낫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