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ns Repair & CLA] Carl Zeiss Jena Sonnar 50mm F1.5의 분해 수리.

  옛날 옛날 먼 옛날에 다섯아이가...ㄷㄷ 핀교정과 클리닝을 위해 모인 조나들입니다. 아시다시피 짜이스 조나는 첫 등장 이후 30여년간 세계제2차대전을 포함한 격동의 세월을 지내오면서 무코팅에서 T 코팅 버젼으로, Carl Zeiss Jena에서 Zeiss-Opton, Carl Zeiss로의 상표권 분쟁을 겪으면서 렌즈 경통의 재질을 포함한 렌즈 조립 방식까지 제법 다양한 파생형이 존재합니다. 각 시대별 렌즈에 따라 화질의 차이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 부분은 나중에 살펴보기로 하고 오늘은 그 옛날 30년대생의 노안에 근시까지 겹친 Carl Zeiss Jena Sonnar 5mm F1.5 할아버지의 핀교정과 클리닝 과정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정핀 촬영시 약 3cm 정도 전핀이 나는 증상이 있어 의뢰해주셨습니다.






무코팅 조나는 30년대에 만들어진 렌즈라 렌즈는 물론 내부,

조리개날, 경통 상태까지 개체별로 아주 다양한 컨디션을 보여줍니다.

보통 무코팅 렌즈의 소재가 무르다하여 스크래치나 찍힘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무코팅의 태생상 코팅 스크래치가 

없기 때문에 의외로 알 상태가 좋은 것들이 제법 보입니다.


하지만 렌즈 표면에 점착된 습기나 유분에 의해

부분적으로 방울모양의 변질이 일어나 광학유리면

자체 반사율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렌즈의 대물렌즈와 3장의 렌즈가 접착된 2군을 조심스럽게

분리하면 조리개날과 3번째 렌즈군이 나타납니다.

가장 두근거리는 순간이죠. (대체 왜...)






3매의 렌즈가 제2군을 이루고 있습니다.

현대의 플라스틱 렌즈알과는 차원이 다른

묵직한 손맛이 일품입니다. 


인간이 신의 창조물을 모방하여 만든 이 인공의 수정체

위에 올라앉은 이물질을 제거하고, 80년 전 만들어진

상태로 돌려놓는 일은 기꺼이 수면을 양보할 정도로 짜릿한 일입니다.





의뢰된 렌즈의 알의 상태는 좋은 편이나, 포커스가

맞지 않는 것과 렌즈내부 반사를 막기위한 흑칠이 다시

칠해져 있는 것으로 볼 때 긴 세월동안 몇차례

분해조립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제3군의 분리입니다. 약간의헤이즈가 있어 탈지면과 세척용제로

닦아주었습니다. 이때 한번 면을 닦아낸 탈지면은 바로 바리고

계속해서 새 탈지면으로 클리닝을 해주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아무리 깨끗한 탈지면을 사용해도 처음 닦아낼 때, 조리개날의 마찰로 떨어진

금속부스러기 등이 계속해서 Swirl 마크를 남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리개날을 조인 모습입니다. 윤활유에 의한 오염이

심해 미관상 보기 좋지 않은데다가 조리개날의 마찰이 강해져

파손의 위험을 초래하므로 분리하여 용제에 담구기로 합니다.






자그마치 14장의 조리개날이 들어가 있습니다.

당시로써는 각진 조리개날이 용납되지 않았을까요?

원형조리개날 덕분에 어느 조리개 수치에서도

아름다운 빛망울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원형조리개날에 중독되면 원가절감을 위한 각날조리개를

가진 렌즈따위는 눈에 들어오지 않게됩니다.

(이런 생각이 들게 되면 중증이니 가까운 정신과에 상담을 받으세요.)


갈빗대 같은 조리개날이 아름답습니다.

(이런 생각이 들게 되면 중증이니 가까운 정신과에 상담을 받으세요.)


중간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조리개날을 고정하는 핀 앞부분이

마모되어 있는 것을 보실 수 있는데요, 조리개날에 있는

기름 때문에 생기는 일입니다.






 기온이 떨어지면 조리개날에 묻은 기름의 마찰계수가

올라가면서 전체적 조리개가 앞이나 뒤로 쏠리게 됩니다.

이때 저부분이 서로 긁히면서 깨지거나 마모되게 되는 것이죠.


이런 현상은 조리개날이 약하고 표면이 거친 Carl Zeiss Jena 산 전전형과

전후 초기 Opton-Sonnar  렌즈들에서 볼 수 있는 특징입니다.

옵톤 조나 후기형이나 칼짜이스 각인의 조나들은 이런 마모를 막기위해

조리개날의 재질이 변경되었습니다. 마치 스테인레스처럼 매끈하죠.






 클리닝이 끝나고 조립을 기다리고 있는 렌즈 경통의 모습입니다.


참고로 조리개를 천천히 개방하거나 사용에 주의하면 큰 문제는 없지만

기온이 떨어진 상태에서 급하게 조작하면 조리개날이 엉키는

최악의 상황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초점 조절을 위한 Shim이 이렇게 들어있습니다.

하나라도 빠지면 핀이 맞지 않으니 주의해서

조립하고, 여러 Contax ii 바디에서 체크된 출하상태가

유지된 레퍼런스용 조나를 이용해 정핀을 맞춰줍니다.


풀었다 조였다를 반복하게 되는

가장 지루하고 재미없는 작업입니다.






 핀교정과 클리닝을 마친 상태의 Carl Zeiss Jena Sonnar 5cm F1.5.

바운스 된 조명을 그대로 반사해버리는 무코팅 조나의 차가운 은빛

대물렌즈는 마치 속내를 보이지 않으려는 듯해서일까요

오늘따라 더욱 신비로운 분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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