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라이카 관련 매물들이 국내에서 씨가 마르면서 이베이나 해외사이트를 통해 렌즈를 구매하시는 분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시간을 좀먹는 해괴한 렌즈들 역시 늘어나고 있습니다ㅠㅠ 오늘 고통의 작업실에서 소개할 렌즈는 주미크론 리지드, 테스트 컷 촬영시 좌우에 문제점이 보이신다고 해서 보내주셨습니다.
한눈에 봐도 광축문제가 심각해보이길래 이 정도면 그냥 반품을 하셔도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는데 블랙 바디에 매칭 시켜줄 블랙 리페인트 렌즈가 필요하시다고 하셔서 작업 접수 진행하였습니다.
문제의 사진, 주변부가 완전히 무너지고 있음이 관찰됩니다.
겉보기에 렌즈의 상태는 나쁘지 않아보였습니다.
조작감도 멀쩡하고 어딘가 충격을 받은 흔적도 없네요.
이런 경우라면 어딘가 렌즈 하나가 잘못 자리를 잡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는데 의심가는 부분이 있네요 ㅎㅎㅎ
네임링이 아래로 약간 공간이 뜬 것이 관찰되서
일단 네임링을 풀어내고 봤더니 역시나 대물렌즈
조립이 잘못되어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한쪽이 들리고 반대편이 기울어지면서
렌즈가 완전히 끼워지지 않은 상황 ㄷㄷㄷ
리페인트를 하면 칠이 두껍게 올라가면서 렌즈가
잘 안끼워지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일단 얼마나
힘을 줬는지 알이 빠지지도 않는군요ㅎㅎㅎ
겨우 알을 빼내고 지름을 확인해보니 도막이
문제가 아니라 렌즈 직경이 더 큰 상황.
렌즈 알이 교체된 케이스인데,
이런 경우 렌즈 직경에 맞게 턱을
가공하기 위해 선반작업이 필요하고
직경이 약간만 커도 렌즈의 센터정렬이
어려워지거나 문제가 생기므로
딱 맞춰서 가공해 주어야 합니다.
선반 가공을 위해서는 부속의 파손 위험이 있으므로
부품을 모두 제거하고 진행 합니다.
가공을 통해 렌즈경통의 직경을 렌즈 사이즈와
동일하게 넓혀줍니다.
렌즈를 연 김에 리페인트하면서 아예 손을 대지 않았는지
오염이 그대로라 클리닝합니다.
작업 전 촬영된 차트.
렌즈가 틀어져도 센터는 어느정도
맞는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개방 근거리에서는
잘 못느낄 수도 있으므로 평면이나 원경을 조리개를 조이고
촬영하여 주변부를 체크해봐야합니다.
비로소 균일한 해상력을 되찾았습니다.
렌즈 알이 교체된 경우 십중팔구 핀이 맞지 않게 되는데,
이것은 렌즈를 구성하는 부품들의 미세한 공차들이 합쳐지면서
각 개체마다 약간씩 다른 현상이 생깁니다.
이 거리를 맞추기 위해 올드 렌즈들은 초점경통과
렌즈경통이 맞닿는 부분을 직접 깎아 플랜지를 맞춰주었는데,
대략 200만번대 중반 이후부터 라이카는 이런 성가신 과정을
생략하고 두께에 맞는 시밍용 링을 넣어 교정과정을
좀 더 효율적으로 바꾸게 됩니다.
이 렌즈도 렌즈 구성의 미세한 변화로 포커스가 달라졌기 때문에
렌즈가 조립되는 과정과 동일하게 이 렌즈의 경통과 공차에 따라
렌즈군의 교정과 시밍을 다시 맞춰주며면 드디어 포커스가
제대로 돌아오고 모든 작업이 끝나게 됩니다..
하지만 경통의 스크류가 잠기는 위치도 바뀌게 되므로
조리개 스탑 표시점과 조리개링의 회전각도 변화에 따라
맞춰줘야 진짜로 작업이 끝납니다. ㄷㄷㄷ
끝Leica M10-D / Summicron-M 50mm F2 Rigid Black Repaint.
온전한 상태로 돌아온 렌즈와 M10-D의 매칭 ㅎㅎㅎ
보통 초점링 부분은 아노다이징 처리가 되어서
이질감이 느껴지는데 시원시원한 물결형태의
광택이 아름다운 블랙페인트로 마무리되니
일체감이 무척 아름다워보입니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