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간만의 리뷰입니다. 안쓰다보니 뒷전에 제껴 놓고 지내느라 좀 늦었네요, 오늘은 Coffee table에서도 많이 언급했었던 Carl Zeiss Tessar 50mm F3.5 Rigid 를 소개해드립니다. 가을의 문턱을 넘을랑 말랑하는 요즘, 시원하게 창문 열어놓고 커피한잔 하시면서 리뷰를 읽어주시면 그 재미가 배가 된다는 풍문이...^^ Rigid Tessar는 정보를 구하기가 참 쉽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인기의 진원지가 일본인지라 아직은 국내의 사정과 같이 영어권 국가에서는 이 렌즈의 진가를 아직 아는 사람들만 아는 렌즈인 듯 싶습니다. 그럼 리뷰로 들어가보시겠습니다.
1. 역사적 배경.
Tessar 타입의 렌즈는 1902년 Zeiss Jena의 Paul Rudolph 박사에 의해서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조리개값은 F6.3 이었지만 1930년에 이르러 이미 F2.8 까지 개발이 끝나게 됩니다. Contax i, ii, iii용 교환렌즈로써의 Tessar 5cm F3.5 는 1932에 침동식으로 처음 발매되었고(니켈경통) 그 후에 코팅버젼과 Rigid의 형태로 제작되었습니다. 리뷰하고 있는 Carl zeiss Tessar 50mm F3.5 Rigid는 1951년 발매되었고 서독에서만 제작 되었습니다. 당시 Zeiss-Opton은 이 렌즈를 서독에서 제작한 카메라에만 포함시켜 판매하였을만큼 Rigid Tessar에 대한 자부심이 강했다고 합니다.
2. 렌즈의 설계.
렌즈는 3군 4매의 Triplet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모든 광학렌즈의 시초가 된 이 Tessar 타입은 그 구조가 간단하고 다른 렌즈들에 비해 제작단가가 낮으며 뛰어난 해상력이 그 특징입니다. Leitz의 Elmar, Kodak의 Ektar, Schneider의 Xenar 등 많은 렌즈가 이 Tessar의 파생형 혹은 동일한 구조로 설계되었습니다. 후면의 접착된 2매의 렌즈가 대부분의 구면수차를 제거하고 나머지의 수차를 전면부의 렌즈가 콘트롤합니다. 3. 렌즈의 조작 및 외형적 특성.
Carl zeiss Tessar 50mm F3.5 는 서독에서 만들어진 렌즈입니다. 그에 걸맞게 완벽한 크롬도금의 외관을 자랑합니다. 그 올망졸망한 크기와 반짝이는 크롬광택의 조화 덕분에 보석과도 같다는 수식어가 제격입니다. 특히 Zeiss 렌즈 디자이너들의 미적인 감각을 엿볼 수 있는 무광택의 네임링 주변부는 반세기 전에 이 렌즈가 디자인 되었다는 사실을 무색하게 만듭니다.
각인은 Zeiss Opton, Carl Zeiss 두 종류가 존재하며 외관상의 차이는 없습니다. 모든 Zeiss 렌즈와 동일한 무단조리개를 쓰고 있으므로 조리개 세팅시 주의를 요하지만 다른 렌즈들과 달리 무르지 않고 제법 타이트해서 쉽게 돌아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조리개링의 움직임은 Zeiss 렌즈들 중엔 최고의 조작감을 보여줍니다.
4. 렌즈의 성능 및 광학적 특성.
이 렌즈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뛰어난 해상력입니다. 단순히 개방에서의 해상력 뿐 아니라 옵티멈(F8)에서의 해상력 또한 보통의 50mm 표준렌즈와 구분이 갈만큼 날카로운 묘사를 보여줍니다. 지난번의 포스팅이었던 Zeiss-Opton Sonnar 50mm F1.5 렌즈와의 비교에서도 우위를 차지할 만큼 당대최고의 해상력을 자랑했다고 생각됩니다. Contax RF 전용 Macro 장비인 Contaprox II 의 렌즈헤드에는 이 Rigid Tessar의 렌즈 뭉치가 그대로 사용되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한가지 주목할 만한 성능은 바로 컬러 재현력입니다. 보통의 올드렌즈들이 컬러의 재현력에 있어 실제와 달리 미묘한 차이를 보이는데 반해 Carl zeiss Tessar 50mm F3.5 는 정확하게 눈에 보이는 그대로를 잡아냅니다. 컨트라스트를 잃지 않으면서도 전체적인 톤의 표현이 풍부하고 암부에서 명부로의 부드러운 흐름이 뛰어납니다. 갈수록 허접해지는 예제사진을 보시겠습니다;; 사용기간이 길지 않아 정말 올릴만한게 없군요, 아무쪼록 이해 부탁드립니다.
Nikon SP/max400(F11,1/500)
Nikon SP/APX100(F5.6,1/15)
Nikon SP/max400(F3.5,1/500)
Nikon S3/NPH400(F11,1/1000)
Nikon SP/max400(F3.5,1/1000)
Nikon SP/E100G(F3.5,1/125)
Nikon SP/E100G(F3.5,1/60)
Nikon S3/E100G(F8,1/500)
Nikon SP/max400(F3.5,1/500)
5. 바디와의 매칭.
이 렌즈는 크롬의 S3와 완벽한 매칭을 보여줍니다. 제짝인 Contax iia, iiia 와의 궁합보다도 더 좋은 듯 합니다. 아무리 봐도 역시 시대를 앞서간 디자인이라고 밖에는! S3에 물려 놓으면 렌즈붙박이형 Rangefinder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블랙페인트의 SP에도 적절히 조화된 무광과 유광의 크롬, 검정색의 렌즈네임링 덕분에 꽤나 잘 어울립니다. 블랙의 미려한 연미복에 실버색상의 포켓치프로 포인트를 준 듯 한 느낌이랄까요? : )
Nikon S3 / Tessar 50mm 3.5 Rigid
Nikon SP / Tessar 50mm 3.5 Rigid
6. 마치며.
특별히 스팩이 화려하거나 대중적이지 않아도 묘하게 소유욕을 불러 일으키는 물건들이 있습니다. Carl zeiss Tessar 50mm F3.5 역시 그런 물건이 아닌가 싶습니다. F3.5라는 어두운 조리개값, 찾아보기 쉽지않은 촬영데이터, 가뭄에 콩이 날듯 말듯 국내샵에 출현하는 여러 악조건들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Rigid tessar는 그 성능으로, 그 아름다운 외관으로 충분히 사용자를 만족시켜주는 렌즈입니다.
이 렌즈는 생산개체수도 적을 뿐만 아니라 동명, 동일조리개의 수많은 형님 Tessar 들 덕분에 이베이에서의 검색 역시 만만치않습니다만;; 뭐...어떤 것이든 원래 힘들게 고생해서 얻은 것이 더욱 값지고 소중하기 마련이니까요. 유일한 단점인 F3.5 라는 조리개값만 극복 할 수 있다면 밸런스가 아주 잘 잡히고 컴팩트한, 최고의 Vintage 50mm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